삼성전자, 갤럭시S7 필두 전체 사업 고른 실적… 체질개선 뚜렷(종합2)

갤럭시S7의 '완봉승', 갤럭시노트7 바톤 이어받나

입력 : 2016-07-07 오전 11:44:29
 
[뉴스토마토 이재영·김진양·박현준기자] 3달 내내 반영된 갤럭시S7 효과는 컸다. 1분기 한달만으로도 ‘깜짝 실적’을 이끌어낸 바 있다. 2분기 ‘선발 완봉’한 결과는 2년여만의 영업이익 8조 돌파로 나타났다. 판매량 추정치는 갤럭시 최대 히트작엔 못 미치지만 스마트폰 성장 둔화 속 반전을 일궈낸 것이다. 특히 중저가 라인업을 포함해 전체 모바일 사업이 알짜 수익을 내는 것이 고무적이란 평가다. 반도체, TV·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도 고른 실적이 예상된다. 사업 전반의 수익구조가 안정되는 체질 개선이 가시화 되고 있다. 전작보다 한달 먼저 출시된 갤럭시S7은 3분기엔 힘이 달릴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또다른 야심작 갤럭시노트7이 바톤을 이어받을지 주목된다.
 
◆모바일만 4조 넘어, 가전도 7년래 최고 전망 
 
2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 분기 3조8900억원보다 개선됐음은 물론 전년 동기의 2조7600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을 전망이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분기의 14%에서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7(엣지 포함)과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 갤럭시J 등이 고루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7은 6월말까지 총 2600만대가 팔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작인 갤럭시S6와 하드웨어적 변화는 크지 않지만 카메라 성능 개선과 방수·방진 기능 추가 등으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판매 가격과 마진이 높은 엣지 모델의 판매 비중(53%)이 전작(4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던 점이 IM 부문의 수익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외관 변화를 최소화 하면서 부품 조달 가격을 대폭 낮춘 점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저성장 고경쟁 시대에 소비자들이 알지도 못하는 기능에 R&D 비용을 더 쓰고 이를 알리는 마케팅 비용을 소모하는 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며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검증된 업체만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중저가 라인업을 A시리즈와 J시리즈로 간소화 한 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중저가 모델은 판매량 증가와 함께 꾸준히 수익성이 제고되고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IM 부문 못지않은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조3000억원 전후의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이는 2009년 2분기 이후 7년만의 대기록이다.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 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TV 신제품 효과와 이른 더위에 판매가 급신장한 에어컨 등이 CE 부문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패널 가격 하락과 주요 원자재 가격 약세에 이익률이 높은 UHD TV와 SUHD TV 판매 호조가 더해지며 TV 세트 마진이 이례적으로 높아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삼성전자의 TV 출하량은 1070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에어컨 신제품의 인기도 높아졌다. 무풍에어컨 Q9500은 출시 4개월 만에 국내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프리미엄 에어컨 판매량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전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V낸드 덕’ 반도체 선방… 디스플레이 흑자전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담당하는 DS부문은 2분기에 약 2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는 2조6300억원을 기록한 전분기에 비해 약 1000억원 줄어든 약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3조400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에 비해 1조원 가까이 감소했지만 주력인 메모리 분야의 D램 가격 하락이 이어진 가운데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D램 가격은 2014년 하반기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1년9개월간 하락세를 지속했다. 그 속에도 3D 낸드플래시인 ‘V낸드’가 실적 하락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D램 가격의 하락세가 2분기까지 이어졌지만 기업용 서버나 스토리지에 들어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가 늘면서 SSD에 들어가는 V낸드플래시의 실적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3D낸드플래시의 원가 개선과 SSD 판매 호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분기 2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디스플레이는 약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하락이 지속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에서는 적자를 봤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인 갤럭시S 시리즈뿐만 아니라 갤럭시A와 갤럭시J 등 중저가 제품까지 OLED 패널을 사용하면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OLED 스마트폰 확대 영향으로 2분기에 OLED에서 6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LCD는 1분기보다 적자폭을 줄였지만 4000억~5000억원의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선전하며 전세계 OLED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고급 기종을 중심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하면서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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