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문화재 지정 미술관서 술 판매하면 안돼"

“문화재 가치 저하 우려”

입력 : 2016-07-10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문화재로 지정된 일민미술관 건물에서 휴게음식점을 운영 중인 동아일보가 술을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음식점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없다는 서울시 결정은 옳다는 판결이 나왔다.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한 정당한 행정이라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재판장 호제훈)는 동아일보가 문화재현상 변경 부결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서울시 지정문화재인 해당 건물의 용도 변경행위는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현상 변경행위"라고 지적하고 신청이 허가된다면 일민미술관은 서울시 지정문화재 가운데 유일하게 조리행위와 주류판매가 모두 가능하도록 현상변경허가를 받은 것이 된다며 서울시의 불허 조치는 평등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 해당 건물은 동아일보 사옥으로 사용되면서 한국언론의 역사와 함꼐 한 곳으로, 역사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큰 문화재라며 건물용도가 주류를 판매할 수 있도록 변경되면 문화재로서 가치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휴게음식점인 이 사건 음식점의 운영자는 이미 함박스테이크, 와플, 커피 등을 판매하고 있어 일정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원고의 재산권 제한정도가 공익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해당 건물은 서울시 지정문화재가 되면서 재산세를 면제받고 있는데, 용도 변경이 될 경우 수익 증가분이 건물 유지·관리에 쓰일 것인지 불분명하다원고는 서울시에 유지·관리를 위한 필요경비를 지원해달라고 신청해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1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일민미술관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이 건물은 1926년 동아일보 사옥으로 신축됐고, 서울 도심부인 광화문 사거리에 남아있는 마지막 건물이다. 지금도 신축 당시의 외관이 보존돼 있다.
 
동아일보는 일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일민미술관 건물 1층 가운데 294.20를 임차해 휴게음식점(1종 근린생활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255.76를 일반음식점(2종 근린생활시설)으로 변경해달라고 서울시에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일반음식점으로 바뀌면 술을 판매할 수 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스토마토 DB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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