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도입 업계 갈등

방송신호 암호화·수신 안테나 장착 이해관계 대립

입력 : 2016-07-10 오후 3:09:26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내년 2월 시범 방송을 앞두고 있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이 업계간 이해관계로 난항을 겪고있다. 지상파에서는 방송신호 암호화와 수신 안테나 장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료방송업계나 TV 제조사들은 지상파의 이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상파들은 UHD 방송 전제조건으로 방송신호 암호화, 수신 안테나 장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신호 암호화는 지상파의 콘텐츠가 불법 유통되는 것을 막고자하는 취지다. 지상파는 콘텐츠 불법 유통으로만 연간 3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임중곤 KBS UHD추진단 팀장은 "불법적 유통 방치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파괴한다"며 "방송신호 암호화는 콘텐츠 제작 참여 주체에 정당한 대가를 돌려줘 양질의 콘텐츠 재생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업계에서는 방송신호 암호화에 부정적이다. 셋톱박스 단가 상승은 물론 재송신료(CPS) 협상 주도권 상실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CPS가 민감하다. 지상파들은 CPS 협상에서 진전이 없자 방송 송출을 중단해 블랙아웃 사태를 일으키키도 했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방송신호 암호화는 무엇보다 CPS와 연결될 수 있어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협상에서 지상파가 압도적인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중곤 KBS UHD 추진단 팀장이 지난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UHD 방송관련 오해와 진실' 스터디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영준 기자
 
UHD 방송을 위한 수신 안테나 장착도 넘어야할 산이다. 지상파들은 UHD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를 위해 수신 안테나가 TV 내부에 내장 또는 TV 외부에 기본적으로 장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송협회에 따르면 현재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임 팀장은 "수신 안테나 장착은 무료보편 서비스로서의 지상파 방송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청주권과 시청자의 선택권을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다만 지상파들은 수신 안테나 장착 비용은 TV 제조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용은 TV 한대당 1000~2000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도식 SBS UHD추진팀장은 "UHD 수신 안테나가 장착된 TV를 내놓으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개발 비용이나 원가 상승 등을 감안해도 훨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TV 제조사들은 10%도 되지 않는 직접 수신 가구를 위해 수신 안테나 장착은 불가능하다는 분위기다. TV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TV 안테나가 내장돼 있는 경우가 없었다"며 "비용도 한대당 1000~2000원이지만 전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체 TV 대수를 고려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데 일방적 부담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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