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미진한 전기자동차 성장속도에 속앓이 하던 독일이 한국기업과 손잡고 전기차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분야 기술력이 입증된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정체된 전기차 전파 속도를 높힐 것으로 보인다.
1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성능 혁신적 개선'을 산업 육성의 키워드로 꼽고 정부차원의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독일은 한국 기업과의 적극적 협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폭스바겐 등을 앞세워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절대적 입지를 구축 중인 독일은 지난 2008년 말, 국가 전략회의를 통해 일찌감치 국가 차원의 전기차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오는 2020년까지 최소 100만대의 전기차 보급을 기반으로 3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포부였다. 이를 위해 독일정부는 2017년까지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총 22억유로(약 2조7900억원) 규모의 투자 예산을 확정해 인프라 구축, 안전성 시험평가, 정책 및 규제기준의 통합을 병행 중이다.
이같은 독일 정부의 포부는 지난 2014년 주요 브랜드들이 전기차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며 효과를 내는 듯 했지만, 배터리 성능의 혁신적 개선 실패로 현재까지 겨우 3만대를 웃도는 판매에 머무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폭스바겐 업(UP)을 비롯해 BMW i3, 스마트 포투 등 대표 전기차들의 내수판매는 전년 대비 뒷걸음쳤다. 4년여 남은 2020년까지 100만대 시대를 달성하겠다는 공언이 무색한 성적이다.
이에 독일정부는 배터리 기술 개발을 전기차 개선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부차원의 지원 프로그램은 물론 주요 글로벌 업체들과의 기술협업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낙점된 곳이 삼성SDI와 LG화학이다.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 가운데 하나인 LG화학은 1회 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할수 있는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들 가운데 최대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다. LG화학은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물론 아우디, 다임러, 포드 등 20여개 글로벌 업체들과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20여 곳과 기술협업 중인 LG화학은 국내 대표 배터리 업체로 꼽힌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에너지 대전에 전시된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모형. 사진/LG화학
삼성SDI는 BMW와 협력해 최대 300km 주행이 가능한 i3를 내놓을 예정일 뿐만 아니라, 600km까지 주행 가능한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관심을 사고있다.
삼성SDI는 BMW와 협력해 최대 300km 주행이 가능한 i3를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BMW코리아
또 양사는 현재 아우디와 연계해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배터리는 향후 출시될 아우디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재될 계획이다. 해당 모델은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가 400k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해주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은 "현재 독일 완성차, 부품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해 한국기업과의 긴밀한 협업을 추진하길 원하고 있는만큼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