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사상 처음으로 물가 설명회를 열었다.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를 6개월 이상 벗어났기 때문이다. 중앙은행 총재의 첫 책임 설명회로, 사실상 해명 자리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첫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설명회를 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 중 0.8%를 기록하면서 올해부터 적용되는 물가안정목표 2.0%를 6개월 연속 0.5%포인트 이상 하회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2월 새로운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해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물가안정목표를 2.0%로 발표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인 2.0%를 6개월 연속 0.5%포인트 이상 벗어나면 총재가 직접 책임 설명회를 열고 원인과 이유를 설명하기로 했다.
이주열 총재는 저물가의 원인을 저유가로 지목했다. 이 총재는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으로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압력이 미약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주된 원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내수회복 지연과 수출부진 등으로 성장세가 미약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린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이 물가를 낮춘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특히 "올 상반기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이 1~6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포인트 정도 낮춘 효과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실제 올 상반기 중 국제유가는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다소 상승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5% 가량(두바이유 기준) 낮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올 하반기에는 유가가 물가를 0.5%포인트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내년에는 오히려 유가가 물가를 0.2∼0.3%포인트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2.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가면서 중장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접근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첫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설명회를 열고 저물가 원인과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