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세련된 디자인과 길어진 주행거리로 무장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기존의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깨고 한 단계 진화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국내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지난 15일
현대차(005380)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두번째 모델인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앞서 올해 3월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2016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선보인 바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한번 충전으로 도심주행 206km를 갈 수 있어 출시 전부터 대중에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 정도 주행거리라면 데일리카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하던 중 시승행사가 개최된 것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현대차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로 오랜 기간 준비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다.
지난 3월 18일 '2016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시 발표회가 열렸다. 사진/뉴시스
이번 시승은 서울마리나→올림픽대로→영동대로→강변북로→구리암사대교→올림픽대로를 주행하는 편도 약 29.09km(약 60분 소요) 코스다.
시승은 일반 주행코스와 도심주행, 고속주행 등 3개 코스로 다양하게 구성돼 데일리카로 갖춰야 할 주행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아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은 세련된 디스플레이 출발 준비를 알렸다.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은 “시동이 걸렸나” 싶을 정도다.
여의도에서 한남대교 남단까지 운전하면서 가속 페달을 밝는데, 생각보다 파워풀 하면서도 선형적인 가속감이 드라이빙의 재미를 줬다.
평소 가진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차츰 바뀌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스포츠모드에서 치고 나가는 힘은 전기차가 맞나 싶을 정도다.
올초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시승회 당시 강력한 주행성능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던 터라 아이오닉 일렉트릭 역시 기대를 하고 있었다.
또 정체와 진행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ASCC(Advanced Smart Cruise Control)’은 정속 주행시 앞차와의 속도·거리를 감지해 스스로 거리를 일정하게 제어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해 윈드노이즈나 로드노이즈가 크게 개선됐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전기모터 기반한 주행 덕분에 정숙성은 뛰어났다.
신사역에서 영동대교 남단을 주행하는 도심 코스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진가가 발휘됐다. 정체와 진행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차량 제동시 회생제동량’을 패들쉬프트로 콘트롤 가능하다.
기존 내연기관 차와 달리 기어봉이 없이 버튼 많으로 주행 선택이 가능하다. 사진/김영택 기자
또 수입 고급차에 탑재된 ‘전자식 변속버튼’은 신속성과 편리성을 대폭 개선한 장치들로 세련된 멋이 맘에 들었다.
강변북로에 접어들어 스포츠모드로 변경한 뒤 고속 주행에 나섰다. 파워풀한 동력 성능과 클러스터 변화는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내비게이션에는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인근 전기차 충전소를 검색해 표시해줬다.
또 ECO 경로 안내 시 실시간 교통, 속도별 전력 소모율 등을 스마트하게 알려주면서 최소 전력으로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안내해줬다. 무엇보다 데일리카로 충전이 손쉽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220V 휴대용 충전 케이블이 포함돼 있어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다. 사진/김영택 기자
트렁크에 배구공 크기 가방에는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220V 휴대용 충전 케이블이 있어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도록 운전자를 배려했다.
문제는 순간 가속감은 뛰어났지만, 고속 주행 시 핸들이 가볍다는 느낌과 함께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감은 아쉬웠다. 마치 경차를 타고 고속주행에 나서는 듯한 불안감이 들었다. 또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켜니 연비는 급격히 줄었다.
이와 함께 높은 가격도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국내 출시가는 4000만원에서 4300만원 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가격은 2000만원 중반대로 떨어지지만, 충전기 비용과 설치비는 별도로 구매자의 부담이 늘어난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