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정부가 케이블사업자(SO)와 방송콘텐트(PP) 사업자간 불공정 거래 행위를 재조사할 뜻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의지와 달리 관련 법제도상 효율적인 조사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28일 국회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회 2차 확인국감에서 "케이블방송사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간 거래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SO와 PP간 프로그램 사용료 미지급 건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여러차례 이뤄지자 방통위 사무처에 전수조사를 지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앞서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 당시 방통위가 SO-PP간 프로그램 사용료 미지급과 관련해 "서대구방송만을 제외하고 모두 해결됐다"고 답변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영서방송의 경우 국정감사가 있었던 7일 등에 지급한 것만 2억4900만원"이라며 "방통위가 SO를 옹호하고 국회에서 거짓증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김 의원측에 영서방송의 SO-PP간 수신료 지급이 완료됐다는 문건을 제출했지만, 김 의원이 조사한 결과 수신료 지급이 방통위 문건 제출 보다 일주일 늦은 시점에야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방통위는 영서방송이 온미디어에 1억2400만원, CJ미디어에 1억400만원의 미지급액이 남아있다고 김 의원측에 보고했지만, 실제 미지금액은 온미디어 3억5400만원, CJ 3억7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원제 한나라당 의원도 “채널사용료 배분대상에 주문형비디오(VOD)가 포함되는 법적 근거도 불명확할 뿐더러, 심지어 주요 MSO가 대주주로 있는 VOD회사에 절반이상을 배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일부 SO가 디지털방송 매출 14억원중 PP사용료의 25%인 3억5000만원에서 VOD 비용에 2억2000만원(62.9%), 7개 해외위성채널에 1억1000만원(31.4%)이 지불됐다. 나머지 2000만원(5.7%)은 117개 일반PP에게 분배됐다.
허 의원은 이같은 불균형에 대해 "정부가 사용료 개념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해 플랫폼과 PP간 협상에서 이견이 커지고 있다"며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의 한 관계자는 "방송법상 조사권한이나 불공정 행위를 강제 조정할 근거가 없어 전수조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질타도 좋지만 국회가 방송법을 먼저 개정해줘야 불공정행위를 뿌리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허 의원은 지난 8월 방송사업자의 금지행위를 포함시킨 법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