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걸스데이의 민아가 성공적인 드라마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민아는 지난 17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에 출연했다. '미녀 공심이'는 '외모와 능력 모든 것을 갖춘 언니' 공미(서효림), '마음 하나는 예쁜 동생' 공심(민아), '옥탑방 볼매남' 안단태(남궁민), '재벌가 댄디남' 석준수(온주완)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SBS 주말 드라마 '미녀 공심이'에 출연한 걸스데이 민아. 사진/뉴스1
드라마 방영 전만 해도 민아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연기 경험이 많지 않고,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적이 없는 민아가 극을 잘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해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민아는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청률 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5월14일 8.9%의 시청률(닐슨코리아)로 스타트를 끊은 '미녀 공심이'는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타며 사랑을 받았다. 지난 17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15.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민아가 이 드라마를 통해 파격적인 변신에 도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민아가 연기한 공심은 취업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 때문에 가발을 쓰고 다니는 캐릭터다. 민아는 '못난이 취업준비생'으로 변신하기 위해 하얀 피부톤을 가리는 메이크업을 한 채 카메라 앞에 섰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짙은 아이라인도 지우고 수수한 얼굴로 드라마에 등장했다.
드라마 관계자들이 꼽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장점은 풍부한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카메라에 대한 적응력과 남다른 끼다. 최근에는 연습생 시절부터 연기 수업을 받는 아이돌들이 많아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팬들에게 예쁜 외모, 정돈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드라마 속 캐릭터에 잘 녹아들지 못하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도 종종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아이돌 꼬리표를 떼고 연기자로서 대성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관리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못생겨 보이기 위해 노력한 민아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든든한 조력자의 존재 역시 민아가 성공적인 주연 신고식을 치를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 연기 경험이 부족하고, 베테랑 배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기력이 부족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에게는 연기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수다. 민아에게는 데뷔 15년차 배우 남궁민과 '미녀 공심이'의 연출을 맡은 백수찬 PD가 있었다. 민아의 연기 선생님을 자청한 남궁민은 1대1 레슨을 통해 민아에게 연기 노하우를 전수했다. 백 PD는 민아를 위해 현장 스케줄을 조정하고, 감정 연기를 직접 지도하는 등 민아가 촬영 현장에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을 기울였다.
민아는 자연스러운 느낌의 연기를 선보이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 만한 얼굴을 가진 20대 초반의 연기자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마, 영화계에서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틀에 갇히지 않은 방식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민아가 업계를 이끌고나갈 만한 연기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