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에 맞서 현대차는 오는 2018년경 1회 충전 주행거리 320km 이상의 SUV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SUV는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발맞춰 연구·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류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은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테슬라 열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자동차는 수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인류의 이동 수단으로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고,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단순한 제품으로 연비 등 단편적인 측면만 부각해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테슬라의 전기차 열풍이 불고 있지만, 분명한 건 오랜 기간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의 자동차의 기술개발과 노하우가 축적돼야 이를 통해 한 차원 진화한 전기차가 탄생할 수 있다. 자동차의 디자인이나 연비, 성능도 중요하지만, 더 큰 가치는 인간의 이동수단으로써 ‘감성’과 ‘철학’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급변하면서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 등 미래 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전에는 단순히 우수한 성능과 연비가 뛰어난 자동차를 개발했지만, 이제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개발 복잡성 증가 속에서 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격변을 겪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류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 이사를 만나 현재와 미래 이동 수단인 친환경차 전기차에 대한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류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 사진/현대차
현대차의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시판됐는데.
연구개발 끝에 1회 충전 주행거리 191km로 국내 출시중인 모든 전기차 중 최장 거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도심기준 일평균 주행거리를 37.6km기준으로 산정했을 때 일주일 출퇴근 거리와 동등한 수준으로서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를 경감시킬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자동차 전문기업으로서 주행거리 뿐 아니라 자동차 본연의 가치, 즉 디자인, Fun to Drive에도 각별히 신경 쓰며 기존의 전기차들과 차별화하고 있다.
디자인은 전기차 특성을 반영한 프론트 마스크 및 미래지향적 디자인 요소의 강화했고,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변속 방법으로서 기존 차는 운전자가 레버를 통해 직접 변속을 해야 했지만 일렉트릭은 버튼 터치로 변속을 수행한다. 또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 각기 다른 컨셉의 주행모드로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급속 충전 시 24분~33분(100kW/50kW 급속충전기 기준), 완속 충전 시 4시간 25분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인데, 현대차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충전에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주력 트림인 N트림이 4000만원, Q트림이 4300만원인데, 정부 지원금 혜택과 지자체별로 지원을 받으면 2000만원에서 2500만원 수준에서 구매가 가능해 전기차 대중화에도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초 '2016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두번째 차량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시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 전기차 기술력은 타사와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지난 1991년 쏘나타 전기차를 시작으로 2000년 싼타페 전기차를 개발했다. 2001년 하와이, 2003년 제주도 시범운행에 투입해 실도로에서 전기차 기술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배터리 사업자들과 협업하며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고 최근 국내 출시 전기차 중 최장거리를 확보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출시했다.
최근엔 또 미래 커넥티드카 기반 핵심 중점 분야의 실현을 위해 4개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의 대용량, 초고속 차량 네트워크, 자동차 데이터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커넥티드카 보안 기술 등이다. 이를 위한 기초단계로 최근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 기업인 시스코와 현대차가 협업에 나섰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 고도자율주행, 2030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정부 정책과 규제가 국내 전기차 보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최근 정부는 미세먼지 감축 대책과 그 후속 조치로 ‘2020년 전기차 25만대 보급’, ‘구매 보조금 200만원 증액’, ‘연내 충전 인프라 3만기 구축’계획을 발표하며 전기차 확산 의지를 표명했다.
또 공공 주택 및 주차장 전기차 전용 주차면 설치 의무화, 전기차 전용 보험,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선 한시적 운행 등 보급 확대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전에 비해 한층 전기차 확대에 유리한 환경이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차 전기차의 장점과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전략은.
미래지향적 디자인, 경쟁력 있는 주행거리, Fun to Drive 요소, 첨단 안전사양 및 신기술 등이다.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을 배터리나 주행거리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이동수단, 나아가 하나의 자동차로 보고 든든한 R&H(Ride & Handling)나 운전의 재미 같은 본연의 가치를 강조하며 기존의 전기차들과 차별화할 것이다. 이것을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가져가고자 한다.
향후 시장 주도권 측면에서는 고객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할 다양한 프로그램과 인프라 확대를 통해 수요 저변을 확대한 후 확대된 시장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을 확보하는 적극적인 시장전략을 펼 계획이다.
테슬라 모델3에 대응할 전략은.
오는 2018년경 1회 충전 주행거리 320km 이상의 SUV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세계적인 SUV 트렌드에 발맞춰 크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무조건적으로 주행거리에만 초점을 맞춰 경쟁하기 보다는 내실 있는 개발에 힘쓸 것이다.
테슬라를 언급했는데, 자동차는 수만개 부품으로 구성되는 인류의 이동 수단이며 운전자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제품으로서 단순히 하나의 측면만 볼 수는 없다. 정말로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산업이다. 이로 인한 폐해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많이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그들이 우리의 직접적인 경쟁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현대차만의 비즈니스 모델이 있고, 오직 고객을 위한 '신뢰'와 '믿음'을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보급이 더디다는 우려도 있는데, 상용화 전략은.
결국 ‘궁극의 친환경차’는 무엇인가의 문제와 일맥상통한다. 전세계 메이커 어디도 아직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는 고효율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단계까지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단계를 거쳐 최후의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어디로 귀결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대차가 지난달 9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린데사의 아고라 사옥에서 카셰어링용 ix35 FCEV(투싼 수소전기차) 전달식을 개최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보급대수가 저조한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세가 될 기술이 어떤 것이냐에 대한 각국의 확신이나 인프라 등 기술 이외의 것들이 아직은 더 보완이 필요한 것이라 본다. 기술표준화 및 인프라 등 기존의 내연기관을 대체할 파워트레인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또 이 과제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빨리 해결되어갈지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전기차 등 기술개발 방향성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각 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