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 "나와의 약속이 대통령과의 약속"…녹음파일 또 공개돼

입력 : 2016-07-19 오후 11:00:30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새누리당 친박(박근혜)계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총선 공천 개입 정황이 드러난데 이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공천에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19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새누리당 예비후보였던 김성회 전 의원은 당시 현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이 아닌 다른 지역구로 옮길 것을 요구받았다.
 
현기환 수석은 김 전 의원에게 “가서 (서청원) 대표님한테 저한테 얘기했던 것과 똑같이 말씀하셔라. ‘대표님 가는 데 안가겠다고’ 말하세요”라고 종용했다.
 
그러면서 현 수석은 “저하고 약속을 하고 얘기한 것은 대통령한테 약속한 거랑 똑같은 거 아니에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압니까?”라며 지역구를 옮기는 게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이 “그게 진짜 VIP(대통령) 뜻이면 따르겠다”고 하자, 현 수석은 “따르시고 ‘정해주시면 다른 지역 갑니다’라고 솔직히 말하세요. 길어져봐야 좋을 것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현 수석은 이어 “제가 말씀드릴 때 그렇게 하세요. 바로 조치하십쇼. 그렇게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마시고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이 “약속한 게 뭐냐”고 묻자, 현 수석은 돌연 언성을 높이며 “정말 이런 식으로 합니까? 서로 인간적 관계까지 다 까면서 이런 식으로 합니까? 그럼 저한텐 한번 해본 소리에요? 서청원 전 대표 가는 지역에는 안 가겠다. 그건 약속한다. 저한테 그랬습니까? 안 그랬습니까?”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현 수석은 “사람이 일하다 보면 여러가지 고비가 있고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있고, 판단을 제대로 하시라고요. 오늘 바로 전화하세요”라고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은 결국 한 달 뒤 화성병 지역으로 출마지를 옮겼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 현재 화성병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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