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해서 커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삼성전자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000원(0.46%) 오른 154만원에 마감했다. 장중엔 154만2000원까지 오르며 또 한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7월 현재 17.66%에 달한다. 2011년 말 15.31%이던 이 비중은 2012년 20% 가까이 올랐다가 지난해 말 15.45%까지 내려갔으며 올 초에는 14~15%대를 유지했다. 이후 6~7월 들어 오름세를 보이며 6개월여 만에 2%포인트 이상 오른 상태다. 역사적으로 이 비중이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 2004년 23.79%였다.
삼성전자와 코스피의 상관계수도 0.71로 높아졌다. 지난 2011년말 0.14에 불과했던 상관계수는 ▲2012년말 0.32 ▲2013년말 0.70 ▲2014년말 0.18 ▲2015년말 0.42를 기록했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는 걸로 해석된다.
최근 코스피 강세에 힘을 실어준 외국인의 매수 움직임 역시 삼성전자에 크게 집중됐다.
코스피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00선 회복을 시작했던 지난 11일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대금(2조4479억원) 중 6121억원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약 25%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1위다.
김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래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은 증가추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2020선 안착을 타진하고 있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독주체제의 강화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약 2주 만에 70포인트 가량의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의 숨고르기 과정이 좀 더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이틀째 소폭 조정받으며 2015.46에 마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