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이케아에 대한 환호가 불만으로 비화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리콜 조치 요구에 귀를 닫으면서 소비자들 반감이 확산,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케아가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 1년간의 성적표는 성공적이었다. 2014년 12월 경기도 광명에 국내 1호점을 오픈한 이케아코리아는 연간 30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간 매장을 다녀간 방문객 수도 670만명에 달한다. 이케아가 지난해 전세계 328개 매장에서 거둔 총 매출은 약 42조2000억원으로, 매장 1곳당 평균 매출은 1300억원이다. 한국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한 이케아코리아는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매장을 총 6개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에 대처하는 이케아의 태도가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 같은 폭발적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이케아는 지난달 28일 '말름 서랍장'으로 미국 어린아이 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북미시장에서 대량 리콜을 결정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현재 요청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환불을 해줄 뿐, 리콜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과 정부가 해당 제품에 대해 리콜 권고조치를 내렸지만 이케아는 여전히 해당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케아 관계자는 "아직 리콜 계획도, 판매중지 계획도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케아가 국내 소비자들의 분노를 산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동일한 제품임에도 해외 매장보다 비싸게 파는 국내 가격정책에 대한 불만은 끊이질 않고 있다. 물론 가격결정 구조를 들여다보면 국가별 차이에 대해 일정 부분 납득이 된다. 이케아는 해당 국가에서 팔리는 제품의 가격을 조사한 뒤 경쟁사들보다 평균가격을 낮게 책정한다. 이후 가격에 맞춰 재료와 디자인,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때문에 국가마다 가격이 달라진다. 이케아 관계자는 "유통경로, 관세, 제조국가 등에 따라 각 나라마다 가격이 책정된다"며 "8000개 상품에 대해 국가마다 여러 요소를 반영해 가격을 책정하고 주안점도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오히려 역직구를 이용할 정도로 제품 구매와 가격에 대해 민감하다. 또 일부 제품들의 경우 해외와의 가격 격차가 워낙 커 국내 소비자들을 '봉'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케아의 안일한 대처법에 소비자들의 반감이 거세지면서 집단행동을 전개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이케아의 유연하지 못한 대처방식으로 분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옥시, 폭스바겐 등 다국적 기업이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어 이케아로 불매운동이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2월에 국내 1호점을 연 이케아코리아.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