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70억원대 소송 사기에 연루된 혐의로 기준(70) 전 사장에 대해 20일 오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 수사팀은 기 전 사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 전 사장은 법인세 207억원을 포탈한 혐의다. 가산세와 주민세를 포함하면 총 환급액 253억원을 포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 전 사장은 KP케미칼(현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거짓 회계자료로 법원을 속인 270억원대 소송 사기에 개입한 혐의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06년부터 작년까지 실제 없는 1512억원을 허위로 꾸며내 법인세·주민세 등 270억원을 부당하게 돌려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소송 사기에서 실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김모(54) 전 롯데케미칼 재무이사는 지난 8일 구속 기소됐다.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기 전 사장은 19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기 전 사장이 혐의에 대해 초지일관 부인했다"며 "김모 재무이사와 대질심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기 전 사장은 롯데케미칼이 해외 원료 거래를 하면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 전 사장은 2004~2007년 롯데케미칼 부사장과 사장을 지냈고, 2007~2010년 롯데물산 사장을 역임했다.
한편 롯데 수사팀은 법원에서 영장발부가 기각된 강현구(56) 롯데홈쇼핑 대표에 대해서는 보완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강 대표는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 사업권을 재승인 받기 위해 당국에 금품 로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