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저도 나중에 창신동으로 이사 와서 살아 볼까요”

첫 번째 서울형 도시재생 모델 창신·숭인 사업 본격화

입력 : 2016-07-20 오후 5:34:48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의 첫 번째 도시 재생모델이 될 창신·숭인 사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서울형 도시재생은 주민이 참여해 지역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는 재생사업이다. 창신·숭인 지역은 지난 2014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13곳 도시재생 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 서울에서는 유일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창신·숭인 지역에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마련하고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주거환경개선안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역사문화 자연화 등 다양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시는 채석장 명소화와 백남준 기념관, 봉제특화거리 등 마중물 사업이 진행 중이다. 채석장 명소화 작업은 지역 자산인 창신3동 채석장 절개지 일대에 문화공원과 전망대, 야외음악당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백남준기념관은 백남준 가옥 터에 있던 한옥을 보수해 오는 11월 개관된다. 기념관에는 작가의 삶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봉제특화거리에는 인근 동대문시장의 특색을 살린 봉제박물관과 봉제 공동작업장 등이 조성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일 오전 창신·숭인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 목소리를 듣고 현장 상황을 확인했다. 박 시장은 가장 먼저 지역 주민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창신동라디오 덤’에 출연했다.
 
박 시장을 만난 주민들은 대부분 지역에 필요한 다양한 공간을 요구했다. 이웃들과 2년째 공동육아 중이라는 장선애 씨는 “아이들과 마음 놓고 모일 공간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창신동 봉제 골목은 의류품을 실은 오토바이가 수시로 지나다녀 아이들이 마음을 놓고 뛰어놀기에는 위험해 보였다.
 
서울디자인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허지은 양은 “우리들을 위한 공간이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창신동에는 별도의 청소년 지역센터가 없어 매달 140만원 가량 월세를 내면서 ‘친구네’라는 청소년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 시는 창신동 지역의 주차난을 해소하고 청소년 문화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13억 원을 편성해 설계 중이다.
 
이밖에 창신·숭의 지역주민들은 도시재생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등을 우려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은 사람특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도시재생을 통해 좋은 동네에 좋은 사람들이 살아가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시에서 매년 500억원정도를 주민참여예산으로 활용한다”며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돼 앞장서 좋은 동네를 만들어 나간다면 시에서 팍팍 밀어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도 나중에 창신동으로 이사 와서 살아 볼까요”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창신·숭의지역 도시재생 센터장을 맡은 신중진 교수 역시 "도시재생에는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다"며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작용이나 역기능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현장에 임시 시장실을 설치하고 도시재생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이후 참신소통공작소 방문과 시·구·대학 간 MOU체결, 백남준 기념관 방문 등 남은 일정을 소화했다.
 
20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창신라디오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출연자들이 팟캐스트 ‘덤’ 녹음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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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