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LG화학(051910)이 자동차 경량화 소재인 '엘라스토머(Elastomer)' 공장의 대규모 증설을 통해 글로벌 'TOP3' 생산업체로 발돋움한다. LG화학은 최근 이사회 최종 승인을 통해 2018년 말까지 충남 대산공장에 4000억여원을 투자해 총 20만톤 규모의 엘라스토머 공장 증설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로, 자동차용 범퍼 소재·신발의 충격 흡수층·기능성 필름·전선케이블 피복재 등에 사용된다. 이번 공장은 축구장 8배 이상인 약 5만9400㎡(1만8000평) 규모로 건설될 예정으로, 엘라스토머 전용 생산공장으로는 국내 최대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현재 9만톤에서 29만톤으로 3배 이상 증가해, 다우케미칼과 엑슨모빌의 뒤를 잇게 된다.

 

 

LG화학이 기존 생산량을 훌쩍 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은,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어떤 환경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석유화학의 전통적인 사이클이 붕괴되고 범용제품에 대한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센 만큼, 기술격차가 높은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LG화학은 엘라스토머의 핵심기술인 '메탈로센계 촉매 및 공정' 기술을 모두 확보해 기초원료부터 촉매, 최종제품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 엘라스토머는 신규업체의 진입장벽이 높아 전 세계에서 LG화학, 다우케미칼, 엑슨모빌, 미쯔이화학 등 4개사만 자체기술을 확보해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12년 다우케미칼이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은 "이번 대규모 증설 투자는 LG화학이 향후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세계적인 소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이번 증설과 함께 아시아를 넘어 유럽, 북미 등으로 물류 거점을 확대하고, 기능성 필름 및 핫멜트(접착성 수지) 등 대륙별 수요에 특화된 맞춤형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석유화학 시장조사업체 CMR에 따르면, 엘라스토머 시장은 지난해 약 2조4000억원에서 2020년 약 3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