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LG화학(051910)이 올 2분기 18분기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전기차배터리 등 신사업의 수익성 확보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LG화학은 신사업의 특징상 매출 증가와 함께 선행투자 역시 함께 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21일 2분기 매출액 5조2166억원, 영업이익 615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9.3%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9.3% 증가한 385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같은 성적표는 본업인 기초소재부문의 활약에 따른 것으로, 최근 LG화학이 새로운 먹거리로 밀어붙이고 있는 전기차배터리 등 신사업 부문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강한 아쉬움을 남겼다.
기초소재부문은 매출 3조6528억원, 영업이익 6491억원을 기록, 사실상 수익 전부가 기초소재부문에서 나왔다. 전기차배터리 등을 담당하는 전지부문은 영업손실 312억원, 편광판과 유리기판 등을 담당하는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영업손실 145억원을 기록하며 동반 부진했다. 올 초 인수한 팜한농은 전사 부문에 포함됐으며 인수통합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2분기 실적에는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았다.
LG화학 연구원들이 충분 오창공장 생산라인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LG화학
우선 LG화학은 전기차배터리 사업과 관련 유의미한 실적 개선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지사업본부의 수익성은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하는 수준에서 일정 기간 유지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물량증가와 함께 시설 및 연구개발(R&D) 자원 투입 등 선행투자도 늘어나고 있어 지속적 수익성 개선은 기대할 수 있으나 단기간 내 획기적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물량 확보에 따라 수익이 상당폭 개선될 것"이라며 "중국 규범 등록이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나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올해 LG화학의 전지사업 부문 시설투자 규모는 매출 대비 11~12%에 해당하는 8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며, 오는 10월 GM의 전기차 볼트와 르노삼성 전기차 모델인 조에(ZOE) 등에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다.
이와 함께 올 초 그린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한 팜한농은 내년 이후 실질적인 경영활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 CFO는 "팜한농이 가진 잠재력을 수익화하고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부실자산 정리, 환경복구 비용 부담 등 구조조정을 연말까지 실시하게 될 것"이라며 "연간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 정도 실적을 창출하는 회사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여러 가지 구조조정 비용 등의 회계 처리가 이뤄지며 팜한농 단독 재무지표는 마이너스로 표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이번 2분기 정보전자소재부문 실적악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편광판 사업과 유리기판 사업과 관련해서는 강한 실망과 함께 흑자전환 달성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CFO는 "정보전자소재사업부문은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한두 분기 내 흑자를 낼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내년 1, 2분기 이후 지금과 달라진 원가구조로 수익을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부사업별로 "편광판 사업은 2분기 계획했던 것보다 수요가 증가하지 않았으며,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의 인하폭이 줄어들고 있고 3분기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리기판과 관련해서는 "가설이지만 2018년 말 감가상각이 완료되면 수익이 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위안이 된다"며 "생산성과 수익 개선을 위해 당초 LCD 패널에 특화돼 있는 수요처 다변화 등을 통해 2018년 말 이전 영업이익 BEP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리기판 후속투자는 이 같이 의미있는 진전이 있는 시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화학은 이번 2분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기초소재부문의 호황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송병근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 수석부장은 "성수기인 2분기 대비 3분기는 휴가철 및 추석 등으로 수요는 다소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경쟁사들의 정기보수가 잡혀있어 기초소재 쪽 기초유분의 스프레드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에탄크래커(ECC) 대비 나프타크래커(NCC)의 가격경쟁력 악화 우려에 대해서도 "최근 저유가 상황에서 NCC가 ECC 경쟁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구조로, 국제유가가 70달러가 될 때까지는 경쟁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