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의 '희망벤치'…발달장애청소년이 만든 벤치를 치매어르신에게

입력 : 2016-07-26 오전 11:29:16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발달장애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치매어르신을 위해 벤치를 만들어 선물했다.
 
(재)파라다이스복지재단(이사장 윤성태)은 26일 “서울 구립중구노인요양센터에 발달장애청소년 14명이 10주간에 걸쳐 만든 ‘희망벤치’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시작된 ‘희망벤치’는 만 17~21세 장애청소년에게 목공 교육을 통해 창작예술을 경험하게 하고, 그 결과물을 지역사회에 기증해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진행됐다. 복지 수혜자의 입장에 서있는 장애청소년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설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프로젝트의 운영은 사회적기업 공공미술프리즘이 맡았다.
 
이번 프로젝트팀은 서울 중구에 사는 발달장애청소년 14명으로 구성돼, 지난 5월9일부터 7월11일까지 10주간 ‘희망벤치’를 제작했다. 서울 중구가 노인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기증 대상을 치매노인 환자로 결정했고, ‘기억과 추억을 담는 나무’라는 주제로 벤치 디자인을 정했다.
 
발달장애청소년과 치매어르신이 희망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파라다이스복지재단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보람(가명·18세 지적장애)군은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다리 아프지 않게 편히 쉬실 수 있는 쉼터를 만들었어요. 아픈 사람을 배려하는 의자여서 나무를 자르고, 조립하고 색칠하는 동안 저도 참 행복했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요양센터에서 4년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최금순 할머니(가명·60세)는 “평소 같았으면 심심하게 보냈을 시간인데,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이 저절로 기분 좋게 만든다”며 “산책 정원에 나올 때마다 ’희망벤치’에 앉아 편히 쉬면서 오늘 함께 나눈 즐거운 추억을 떠올려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기증식에 참석한 윤성태 파라다이스복지재단 이사장은 “장애청소년들이 우리 이웃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사회의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사회인식 개선을 통해 장애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더 큰 역할과 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재단이 앞으로도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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