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지난해 엔젤투자(스타트업 개인투자)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6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엔젤투자 규모는 1399억원(소득공제 신청 기준)으로 전년(834억원)보다 67.7% 급증했다. 연 투자 규모가 1000억원을 넘긴 것은 12년 만이다. 벤처 붐이 일었던 2000년 당시 5000억원 규모였던 엔젤투자는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2004년 463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13년부터 연평균 57.2%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조합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조합 수는 89개로 전년 대비 61.8% 증가했으며, 투자액도 9.8% 증가한 446억원을 기록했다. 또 엔젤투자를 받은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과 제휴하거나 벤처캐피탈(VC)로부터 후속투자를 받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동영상 제작 앱을 개발한 시어스랩은 지난해 4억원의 엔젤투자를 받은 이후 올 4월 페이스북 파트너로 선정된 데 이어 미국 현지 기업으로부터 130만달러의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엔젤투자 상승 배경으로는 소득공제 정책이 꼽힌다. 정부는 엔젤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비율과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현재 1500만원 이하는 100%, 1500만원 초과 시 50%, 5000만원 초과 시 30% 비율이 적용된다. 2012년 도입한 엔젤매칭펀드도 엔젤투자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엔젤매칭펀드는 창업 초기 투자리스크 완화를 위해 엔젤투자자가 창업초기 기업에 투자한 금액만큼 매칭해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해 매칭펀드 신규 투자액은 148억원으로 전년(104억원) 대비 42.3% 증가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모태펀드 엔젤매칭펀드로부터 투자받은 기업의 21.1%(289개사 중 61개사)가 벤처캐피탈로부터 907억원의 후속투자를 받았다.
중기청 관계자는 "지난해 벤처투자 최고치에 이어 엔젤투자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질 좋은 창업과 벤처투자 생태계 전반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개인투자조합 투자 증가, 전문엔젤 등의 투자성과를 볼 때 엔젤투자의 전문성도 제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