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자동차의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이익이 신흥 시장 수요 부진과 제네시스 마케팅 비용 증가, 이종통화약세 등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차종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늘어났다. 제네시스 등 새 브랜드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중가로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 침체 여파로 실적 부진은 이어졌으나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차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조76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했다. 이는 2014년 4분기(1조8757억원) 이후 가장 높았고 전분기보다는 31.2%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8.1% 늘어난 24조6767억원을 기록했다.
26일 현대차(005380)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상반기 매출액 47조273억원, 영업이익 3조104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은 7.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239만3241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과 신차효과에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35만6대를 판매했지만, 해외시장은 선진국 경기회복에도 신흥국 판매 부진이 이어지며 1.8% 감소한 204만3235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전체적 판매 감소에도 불구,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은 확대됐다. 하지만영업이익은 여전히 뒷걸음질쳤다.
신차 출시를 비롯한 제네시스 브랜드 관련 마케팅 비용 증가와 신흥국 판매 감소, 판관비 증가로 인한 자동차 부분 실적 악화에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의 현지 중고차 가치하락과 관련된 손실이 겹치며 발목을 잡았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4조2750억원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영업이익 감소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원 가량 증가한 점을 감안했을 때 실속 없는 장사가 이어진 셈이다.
현대차 상반기 영업이익 추이. 자료/현대차
현대차는 하반기 역시 전세계적 저성장 기조 고착화에 따른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운데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랜저 조기 출시 및 SUV 공급 확대, 정부 정책과 연계한 노후차 지원책 활용 등으로 내수 시장을 대응하는 한편, 해외 시장 소형 SUV 판매 확대와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 본격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친환경차 역시 주요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 시장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시장 대응방안 중 하나로 제네시스 글로벌 출시 본격화를 꼽았다. (사진은)루크 동커볼케(왼쪽) 현대차 전무와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가 지난달 G80 언론공개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하반기 현재 연간 만대 수준의 미국 앨러바마 싼타페 생산을 5만대로 늘리고 러시아 시장에 크레타를 투입하는 등 SUV 확대 투입과 제네시스 인지도,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로 점진적 개선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