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문대성(41)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직무정지에 처한 것으로 공표된 가운데 한국 스포츠외교 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건희 IOC 위원만이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목소리를 대변할 위원으로 남는데 이 위원이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27일 IOC 홈페이지는 위원 90명의 명단 중 문대성 위원 이름 옆에만 별표 3개를 표시해 직무정지 상태임을 밝혔다. 별표 1개는 집행위원을 나타내고 별표 2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의미한다. 3개는 직무정지(suspended)된 위원이란 뜻이다.
IOC 선수위원은 총 15명이며 임기는 8년이다. 문 위원은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을 발판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선수위원 선거에서 1순위로 당선됐다. 정상적 상황이라면 문 위원은 다른 선수위원 3명과 마찬가지로 다음 달 열리는 리우 올림픽에서 임기가 만료된다.
하지만 IOC는 지난 24일 열린 긴급 집행위원회에서 문 위원의 직무정지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정지 상태의 IOC 위원은 다음 달 예정된 리우 올림픽 개막식과 IOC 총회에도 참석할 수 없다.
체육계는 직무정지 원인으로 문대성 위원의 논문표절 사태를 꼽고 있다. 문대성 위원은 지난 2007년 8월 국민대 박사 학위를 받았으나 2012년 3월 논문표절 혐의에 휩싸였고, 끝내 2014년 3월 박사학위 취소 판정을 받았다. 이어진 항소에서도 문 위원은 사태를 뒤집지 못하고 지난 4월 항소심에서도 패했다. 현재 문 위원의 논문 표절 사태는 대법원 최종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신아람(펜싱)의 '1초 오심' 사태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피겨)가 받은 석연치 않은 점수 책정 등 한국 선수단은 올림픽에서 끊이지 않고 판정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런 판정 악몽을 갖고 있는 한국 선수단 입장에서 문 위원의 직무정지는 악재라는 게 체육계 안팎의 목소리다. 한 체육계 인사는 "IOC의 직무 정지는 이례적인 사례"라며 "최근 러시아 도핑 등 도덕적인 문제가 되는 것들을 걷어내려는 움직임인 것 같다"고 관측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직무정지에 처한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