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국내 면세점업계 1, 2위 기업인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008770)가 앞다퉈 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면세업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두 기업이 앞다퉈 태국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망한 시장이라는 점에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방콕 시내의 한류 종합쇼핑몰에 시내면세점을 조성 중이며, 호텔신라도 태국의 대표 관광지인 푸껫에 시내면세점을 올해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두 기업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태국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 시내면세점 문화에 익숙한 시장 특성 등에 주목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태국 면세점 시장은 전체 매출은 2014년 기준 2조1000억원이지만 2014년에만 한국의 2배 이상인 47.3% 성장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태국에 눈독을 들이는 또 다른 이유는 시내면세점에서 제품을 결제한 후 공항에서 인도받는 '한국식 면세시스템'이 이미 안착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시내면세점 제도가 도입되지 않고, 오직 공항면세점으로만 운영되고 있지만 태국은 한국식 시내면세점이 이미 운영 중인 상태다.
이밖에도 한국과 달리 별도의 특허기간 관련 규정이 없어 한번 문을 열면 오랜기간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태국 면세시장의 매력으로 꼽힌다. 면세점 운영 특허 수수료도 연간 3만바트(약 100만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걸림돌도 존재한다. 현지 1위 기업이자 국영기업인 킹파워면세점의 견제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가 오픈을 준비 중인 방콕과 푸껫에는 이미 킹파워면세점이 시내면세점을 사실상 독점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 진출을 앞둔 면세점들이 현지 오픈을 앞두고 국영기업인 경쟁사의 견제로 각종 인·허가와 공항 인도장 확보 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점포가 입점할 쇼핑몰의 완공이 지연됨에 따라 아직 공항에도 인도장을 조성하지 않은 상태다. 호텔신라는 공항 인도장은 확보했지만 탑승 게이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다 경쟁사 킹파워면세점 인도장에 비해 공간이 매우 협소해 면세점 운영시 고객 혼잡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국내 기업의 단독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현지 법령도 단점으로 꼽힌다. 규정상 해외 기업이 태국에 면세점을 설립하려면 납입자본금 중 51%는 태국인 주주에게 귀속돼야 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면세점 수익을 온전히 가져올 수 없다.
호텔신라가 푸껫 시내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푸껫국제공항에 조성한 인도장의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