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업계, 김영란법 후폭풍 '사면초가'

접대 이미지 탈피 안간힘…소주·맥주도 업소 아닌 가정용 공략

입력 : 2016-08-01 오후 3:52:36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헌법재판소가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리며 주류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에 따라 기업의 접대비 건당 한도가 규정되면서 저녁 술자리가 줄 것으로 전망돼 주류 업계 안팎에서 술 소비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수년간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위스키 업계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진 분위기다. 주요 판매처인 룸살롱과 단란주점, 고급바 등 유흥업소의 판매는 물론 선물 수요가 높은 고급 위스키 시장이 더욱 움츠려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위스키 업계는 참여정부 당시 시행됐던 접대비 실명제 이후 법인카드 사용 축소 등으로 인해 6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어 위기감은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비싼 술이라는 인식이 짙은 위스키야말로 김영란법 여파로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 같아 걱정이다"라며 "매출 타격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막연한 예측이어서 더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미 위스키 시장 자체가 침체기였는데 김영란법 영향으로 판매량 감소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 시행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면밀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위스키업체는 '접대 술'의 이미지를 벗고 '클럽파티'와 '홈파티' 등으로의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김영란법 이전부터 위스키 시장 침체가 이어진 상황에서 유흥주점 중심의 영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접대용 술이라는 통념을 깨기 위해 클럽과 감성주점을 중심으로 강남, 이태원, 홍대앞, 건대입구에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주'의 이미지를 벗고 파티 문화에 녹아들기 위한 업체간 저도주 경쟁도 더 본격화 될 전망이다. 
 
소주와 맥주업계에서는 김영란법 시행과 함께 단체 회식 문화가 줄어들고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혼술족'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선 지금까지 주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업소용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정용 주류의 영업력 및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가정용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롯데주류의 경우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가정용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클라우드' 맥주의 경우 가정용 시장으로 영업력 강화에 나섰으며, 이같은 전략을 반영하듯 최근 출시한 '클라우드'의 후속작, '클라우드 마일드'는 가정용 제품으로만 출시했다. 최근 선보인 탄산주 '순하리 소다톡'의 경우도 가정 내 분리수거에 용이하도록유리병이 아닌 페트병으로 선보였다.
 
수입맥주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혼술' 추세가 늘어날 경우 대형마트 등에서의 개인 구매 수요가 높은 수입맥주가 자연스레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대적인 할인 마케팅 총공세가 예고되는 가운데, 오비맥주, 하이트진로(000080) 등 수입맥주를 취급하는 맥주 회사들도 수입맥주에 대한 더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전망이다.
 
골든블루 모델이 전통적 위스키 이미지 탈피와 젊은층 공략을 위해 선보인 팬텀 더 화이트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골든블루)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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