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이화여대의 미래라이프 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추진이 철회되면서 교육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의 근본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 교육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을 연 30억원이라는 재정지원을 미끼로, 공고 한 달 만에 단과대학을 설립하게 만들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유 의원은 "선정된 10개 대학 모두 마찬가지로 졸속 행정"이라며 "경쟁과 갈등만 조장하는 대학운영 철학으로는 경쟁력도 자율성도 확보할 수 없다. 교육부는 현행 방식의 대학구조개혁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역 대학 김모 교수도 "프라임사업, 이번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등 대학재정 지원사업이 대학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대학 정원을 강제로 조정시키다 보니 대학 구성원의 의견은 무시되기 일쑤"라며 "대학재정지원사업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화여대는 이날 오전 9시 긴급 교무회의를 열고 미래라이프 대학을 설립하지 않기로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철회 의사를 공문으로 제출했다"며 "대학의 의사에 따라 사업 철회를 받아들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대 철회로 인해 공석이 되는 1개 대학은 사업 일정 등을 고려해 추가 선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대학들이 평생교육 단과대학 우수 모델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향후에도 성인학습자 후진학과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은 매년 200여명의 고졸 직장인과 경력이 단절된 30세 이상의 무직자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사업으로 4년제 대학 학위 수여가 가능하다.
이대 학생들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미래라이프대학 학생들도 수준 이하의 교육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했다. 또 학위 장사에 불과하다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인 일주일만에 이번 사업이 철회됐다. 이에 따라 동국대, 대구대 등 9개 대학이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올해 예산은 300억원으로 선정된 대학에 30억원씩 지원될 계획이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3일 학교 본관 농성 현장을 찾아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 설립 철회 결정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