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청년활동지원사업(이하 청년수당)을 두고 맞붙은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갈등이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됐다.
시는 4일 복지부가 청년수당 사업을 중단하라는 직권취소에 불복, 대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이날 오전 9시 예정대로 시에 직권취소를 통보했다.
이날 오후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서울시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청년활동 지원 사업에 대해 직권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복지부의 이 같은 처분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는 다음주 대법원에 직권취소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동시에 제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등에 취소·정지 처분을 내릴 경우 지자체장이 이에 대한 이의가 있으면 처분을 통보받은 지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날 복지부의 직권취소 처분으로 청년수당 사업은 일시 중단됐지만 시의 가처분 신청이 대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청년수당 사업의 효력은 다시 발생한다.
시는 또 이미 지급된 청년수당에 대해서는 환수하지 않기로 했다. 전 기획관은 "시간을 갖고 법률 검토를 거쳐 소송을 낼 계획"이라며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청년수당은 자치사무인 만큼 이미 지급한 수당은 환수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지급한 청년수당은 직권취소 전 적법한 절차 걸쳐 지급했기 때문에 지급받은 청년들에게 수당을 돌려줘야 할 귀책사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수당을 받은 청년들이 반환할 의무가 없어 시도 환수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그러나 수당을 아직 지급하지 못한 청년 169명에게는 수당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시는 청년수당 사업이 중단됐더라도 향후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뉴딜일자리와 직업교육, 시 창업정책 지원 등을 활용하고, 전문가와 청년들로 이뤄진 민관합동 TF를 만들어 지원프로그램 등도 개발하기로 했다.
전 기획관은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정해진 틀이 아니라 청년들의 자발적인 구직활동을 지원해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청년의 조건과 필요에 맞게 청년들로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시도가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강완구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국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시 청년수당 사업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