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잠 못 드는 '금빛 사냥' 본격 막 올라

남자 양궁 단체전 한국 첫 금메달 신고
골든데이 무너졌지만 종합10위 도전은 계속

입력 : 2016-08-07 오후 12:05:1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제31회를 맞는 2016 리우올림픽이 지난 6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라카낭 주경기장에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이번 대회는 1896 아테네 대회 이후 120년 만에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역대 최다인 206개국 1만903명의 선수가 42개 세부종목에서 306개의 금메달을 놓고 정정당당한 지구촌 축제를 펼친다.
 
'저비용 개막식'을 내건 대회 개막식은 새로운 세상(New World)이라는 주제로 대회 시작을 알렸다. 이탈리아의 무대예술가인 마르코 빌리치가 총연출을 맡아 4시간가량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행사는 유럽과 아시아인들의 이주부터 브라질의 건국 과정까지 순차적으로 표현됐다. 이후에는 환경보전과 인류 공존을 위한 관용 정신이 브라질 특유의 삼바 춤과 노래를 통해 강조됐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보호와 지구촌이 진정한 하나의 세계로 나가기 위한 가치들이 화려한 조명 아래서 펼쳐졌다.
 
행사 중간에는 브라질이 자랑하는 패션모델 지젤 번천이 우아한 워킹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특히 이번 개막식은 2012 런던올림픽 때의 4200만 달러(약 460억원)와 비교해 절반 정도만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들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 개막식마다 불거지는 낭비 논란 속에서 브라질이 비교적 훌륭한 개막식을 준비했다고 호평했다.
 
선수단 입장에서는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선수단이 전통에 따라 가장 먼저 입장했다. 선수단은 모두 씨앗을 들고나와 준비된 화분에 심었다. 이 씨앗은 향후 공원으로 옮겨져 올림픽 유산을 상징하는 나무로 관리될 계획이다.
 
한국 선수단은 브라질이 사용하는 포르투갈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52번째로 들어섰다. 펜싱 남자 국가대표인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이 기수로 나섰다. 선수단이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지 중계 카메라는 반기문 UN(국제연합) 사무총장을 비추기도 했다. 리우올림픽에서 최초로 꾸려진 난민팀(ROT)은 206번째로 개막식장에 나타나 관중들의 큰 환영 함성을 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최종 성화 봉송자는 브라질의 마라토너 반델레이 데 리마였다. 그는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에서 35km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주로에 뛰어든 괴한의 방해로 동메달에 머문 불운의 스타다. 하지만 리마는 당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일어나 경기를 이어갔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리마의 이러한 행동을 높게 평가해 페어플레이 선수에게 주는 '쿠베르탱 메달'을 주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24개 종목에 참가한다. 선수 204명과 임원 129명의 총 333명으로 선수단이 꾸려졌다. 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이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최소규모의 선수단이지만 남녀 농구 등 구기 종목의 올림픽 출전 실패에 따른 감소이기에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다만 선수단이 '골든데이'로 정한 6일 저녁부터 7일 오전까지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애초 이 기간 최대 5개의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사격의 진종오(KT)와 유도의 김원진(양주시청)이 메달 사냥에 실패했고 남자 양궁단체전으로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앞서 정보경(안산시청)이 유도 여자 48kg급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한 것이 의외의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여자 배구대표팀이 예선 1차전에서 일본을 맞아 김연경(페네르바체)의 30득점에 힘입어 3-1로 승리한 것도 큰 소득이다. 하지만 4년 전 런던에서 '1초 오심' 때문에 울었던 신아람(계룡시청)은 여자 에페 32강전에서 연장 끝에 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팀GMP) 역시 주 종목인 400m 예선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삼켰다.
 
한편 이번 올림픽에서는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 종목에 복귀해 관심을 끈다. 축구의 나라임에도 단 한 번도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차지하지 못한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행보도 주목된다. 100m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수영 전설' 마이클 펠프스(미국)도 대회를 빛낼 최고의 스타로 불린다. '드림팀'으로 구성된 미국 남자 농구대표팀 경기는 가장 많은 관중이 몰릴 흥행 카드로 꼽힌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마라카낭 삼보드로무 양궁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 한국과 미국의 결승전에서 김우진, 구본찬, 이승윤(왼쪽부터)이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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