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한국 올림픽 축구가 멕시코와 운명의 대결을 앞둔 가운데 8강전 상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 11일(한국 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C조 조별 리그 3차전 멕시코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현재 1승 1무(승점 4·골 득실 +8)로 조 1위인 한국은 조 2위 멕시코(승점 4·골 득실 +4)와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4골이 앞서 있다. 3위 독일(승점 2·골 득실 0)은 '약체' 피지와 일전을 앞두고 있어 한국과 멕시코는 마지막 3차전에서 8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티켓을 위해 서로 싸워야 한다.
이번 경기 결과는 대표팀의 8강 진출 자체는 물론 8강 상대까지 뒤바꿀 수 있다. C조 1위로 8강에 올랐을 때 D조 2위와 대결하고 조 2위가 됐을 땐 D조 1위와 붙는다. 조 선두가 돼 다른 조 1위보다 성적을 못 낸 2위와 만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우리와 8강 토너먼트에서 맞대결하게 될 D조의 현 상황을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다.
D조는 매우 혼전이다. 포르투갈이 2승(승점 6·골 득실 +3)으로 최소 2위를 확보하며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애초 우승 후보로 뽑힌 아르헨티나(승점 3·골 득실 -1)가 온두라스(승점 3·골 득실 0)에 골 득실에서 뒤지며 3위로 밀려나 있다. 아르헨티나는 11일 열리는 온두라스와 최종 대결에서 반드시 이겨야 8강에 오를 수 있는데 아직 조 1위 가능성이 남아 있다.
포르투갈은 2연패를 당한 알제리와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있어 3연승 여지도 있다. 비겨도 1위를 확정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3위에 처져 있으나 온두라스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점에서 조 2위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 포르투갈이 패하고 아르헨티나가 이기면 승점이 같아지나 현재 골 득실에서 아르헨티나가 4골이 뒤지고 있어 조 1위에 오르기가 쉽지 않다. 현재로선 포르투갈이 1위, 아르헨티나가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태용호는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홍명보호에 이어 한국 축구 역사상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8강전만 이기면 4강전은 물론 동메달을 노릴 수 있는 3, 4위전까지 보장된다. 성적을 위해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우리에게 좀 더 유리한 밑그림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우승 후보로 뽑히는 아르헨티나와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 모두 부담스러운 상대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포르투갈이 그나마 더 낫다. 남미에서 손꼽히는 강호인 아르헨티나는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다른 축구 강국과 비교해 올림픽에 대한 애정도 깊다. 앙헬 코레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크리스티안 에스피노사(비야레알), 호나단 카예리(상파울루), 지오반니 시메오네(제노아), 크리스티안 파본(보카 주니어스) 등으로 이어지는 공격진도 무섭다.
반면 포르투갈은 안정된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아르헨티나보다 이름값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나서는 세르히요 올리베이라(FC포르투), 살바도르 아그라(나시오날), 안드레 마르틴스(올림피아코스) 등도 정상급 기량이라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포르투갈이냐 아르헨티나냐는 선택의 문제도 당장 눈앞의 멕시코부터 제치고 8강에 올라야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황희찬이 지난 8일 열린 독일과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C조 2차전에서 전반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