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우사인 볼트, 삼바 춤으로 여유만만…200m '집중 모드'

"이번이 선수 생활 마지막 올림픽"…"200m 세계 신기록 세우겠다"

입력 : 2016-08-10 오후 2:24:09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총알 탄 사나이'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특유의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전 세계 취재진 앞에서 삼바 춤을 췄다. 그러면서도 볼트는 "200m 세계 신기록을 꼭 세우겠다"고 장담했다.
 
볼트는 지난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인 건 확실한 사실이다. 그래서 더 200m 세계 신기록을 꼭 세우고 싶다. 항상 19초라는 벽을 넘는 꿈이 있었다""면서 "진심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다. 불가능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누가 뭐라 하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볼트의 200m 목표는 '올림픽의 꽃'이라는 100m를 언급하기에 앞서 나온 이야기라는 점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볼트는 100m 신기록(9초58)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트는 "내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기록"이라며 200m를 재차 강조했다.
 
사실 볼트는 200m 역시 세계 신기록(19초19)을 갖고 있다. 이는 볼트가 2009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기록이다. 하지만 선수의 나이와 시간을 고려했을 때 7년이 지나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운다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볼트이기에 기대감이 싹튼다. 영국 BBC와 미국 ESPN 등은 모두 볼트의 이러한 발언을 전하며 그의 각오를 주요 소식으로 다뤘다.
 
특히 볼트는 이날 현지 댄서들과 브라질 전통춤인 삼바를 추면서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볼트는 "난 육상선수지만 관중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날 좋아한다"고 웃어 보였다. 볼트는 이번 대회 내내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로 떠오르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세계 최고의 스타로 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주목에 대한 부담감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전 세계 언론의 평이다.
 
볼트는 이미 올림픽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룬 선수다. 2008 베이징올림픽 100m·200m·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차지했다. 육상 역사상 처음으로 2개 대회 3관왕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셈이다.
 
리우올림픽에서도 볼트는 같은 종목에 나선다. 오는 13일에 펼쳐지는 100m 예선을 시작으로 16일 200m와 18일 400m 계주에 출전한다. 대회를 앞두고 허벅지를 다쳐 컨디션 조절에 차질을 빚기도 했으나 지금은 훈련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트는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다. 나의 힘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몸 상태를 전했다.
 
만약 볼트가 이번에도 3관왕을 차지한다면 올림픽 사상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3관왕이라는 역사가 쓰인다. 세계 육상계는 볼트가 이변이 없는 한 3관왕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볼트의 '질주'가 올림픽 무대 마지막이라는 점도 눈길을 사로잡는 요인이다. 볼트는 이미 2017 런던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육상계와 팬들은 그의 은퇴를 아쉬워한다. 이에 볼트는 "은퇴 반대 목소리를 충분히 알고 있다. 미안한 마음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난 달릴 만큼 충분히 달렸다. 내가 누구인지 충분히 증명했다"고 은퇴 번복에 대해 선을 그었다.
 
볼트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러시아 도핑 사태에 대해서도 소신을 전했다. 그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스포츠계는 몇 년 안에 깨끗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트는 리우에 도착하자마자 브라질 최고의 빈민가로 꼽히는 파벨라스 지역 어린이들을 훈련장으로 초대해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를 함께하며 단체 사진을 찍었다. 볼트는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이들은 우리의 희망"이라고 적어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볼트의 리우 현지 숙소 시설과 대회 기간 생활도 특별대우 없이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트랙 밖에서도 최고의 스타라는 호평이 그를 따르고 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지난달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10차 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89로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한 뒤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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