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바람 이달의 꼴값 선정 위원회는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을 2016년 7월 ‘이달의 꼴값’으로 선정했다.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등과 관련한 이화여대 학내분규 과정에서 학내에 경찰을 끌어들이는 등 ‘불통’과 ‘오만’의 교육자상을 몸소 실천한 것이 수상 이유로 꼽혔다.
이 외에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반대한 기자협회, 서든어택2 여성 캐릭터의 선정성으로 논란을 일으킨 넥슨, 개인정보를 유출한 인터파크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인 기자협회는 현재 최저시급이 6030원인데, 최저밥값은 5배인 3만원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꼴값 수상 후보로 적절하다는 의견이었다. 꼴값의 ‘기본 값’이라고 할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 황교안 총리, 우병우 민정수석, 홍만표 검사는 안타깝게도 후보에서 제외됐다.
지난 28일 이화여대 재학생 300여명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을 반대하기 위해 본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화여대는 2016년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학문이 아닌 산업인 뷰티, 건강 관련 단과대학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학생 측은 “5월 17일 회의를 시작으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6월 10일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며 짧은 기간 동안 독단적으로 처리한 학교 측을 비판했다. 여러 학내 심의기구 간의 회의를 거쳤으나 정작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회의는 의결기구가 아닌 대학평의원회 하나여서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 학생 측의 설명이다. 또한 사범대 정교수들이 발표한 성명서에 의하면 교수들은 지난 29일 교무처에서 발송한 문자를 보고 사업 추진을 처음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학교 측의 소통 없는 일방적인 행정처리 외에도 학생들은 “대학의 학위장사를 반대”한다며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철회를 요구했다.
학생들은 상하관계 없이 서로를 ‘벗’이라 부르며 소녀시대 노래를 부르고, 독서를 하는 등 평화적인 시위를 유지했다. 반면 최 총장은 지난 30일 학생들에게 “대화하러 가겠다”고 이야기한 뒤 되려 경찰병력 1,600투입을 최종승인 하여 80년대 폭력진압을 연상하게 했다. 학교 측은 처음에 경찰 병력을 투입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사건을 관할한 서대문 경찰서 측에서 “학교 측의 요청이 있었다”며 진실이 알려지자 뒤늦은 해명에 나섰다.
이대 학생들은 학교 구성원의 자발적인 시위를 위해 학생증으로 외부 참여를 제한했으나, 최 총장은 '외부세력' 개입을 거론하며 학생들의 시위에 관심이 없었음을 드러냈다. 최 총장은 "정치권에서도 우리 학교를 방문하겠다고 한다. 제발 순수한 우리 학생들만 나와달라. 그럼 밤새도록 대화한다. 왜 학내 문제에 시민단체가 들어오고, 정치권이 개입하려 하느냐"고 말했다.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은 취소됐으나 학생들의 사퇴요구에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최 총장의 기개를 높게 사 ‘이달의 꼴값賞’을 드린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