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경기도 수원 광교 신도시에 백화점 오픈을 추진 중인 한화갤러리아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수원 시내에 이미 운영 중인 갤러리아 수원점과 상권이 겹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자칫 같은 회사 점포가 동일 상권을 두고 경쟁할 처지에 놓였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000880)그룹은 올 초 경기도 수원시가 공모한 광교지구 컨벤션센터 지원시설용지 개발자 민간사업자 유치전에 한화건설과 한화갤러리아로 구성된 한화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지난달 8일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화는 수원시가 입찰 공고문을 통해 필수시설로 지정한 백화점, 호텔, 아쿠아리움, 오피스텔 등을 짓기 위해 2018년까지 1조원대 자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백화점이 문제다. 광교지구 컨벤션센터 부지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3.7km 떨어진 인계동 수원시청 인근에 갤러리아 수원점이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로 1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지근거리에 위치한 터라 상권이 겹치기 때문이다. 같은 상권을 두고 한 회사가 서로 경쟁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 수원점은 광교와 반대편으로 약 3km 떨어진 수원역 인근에 최근들어 롯데백화점과 AK플라자 등 대형쇼핑몰을 품은 경쟁 백화점들의 잇따른 오픈으로 연일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화갤러리아의 계산은 달랐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수원점을 정리해 광교 신도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광교신도시에 2019년 수원고등검찰청과 수원고등법원을 비롯한 이른바 광교 법조타운이 들어서고, 2020년에는 경기도청·도의회 신청사가 세워지는데다 이미 지난 3월 삼성전자가 광교신도시 인근으로 이사한 만큼 이 지역을 미래 유망 상권으로 내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가 수원점 매각을 타진했으나 점포를 매입하려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현재까지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과 AK플라자가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에 위치한 점포 특성을 살려 젊은층을 메인 타깃으로 삼고 관련 MD를 강화하며 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갤러리아 수원점은 아파트·주택가가 밀집한 입지인 탓에 실적이 매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화갤러리아가 광교에 백화점 대신 아웃렛 등 다른 형태의 쇼핑몰을 세우는 방법도 있지만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낮다. 광교 컨벤션센터 부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롯데아울렛 광교점이 영업 중인데다, 당초 수원시가 컨벤션센터 지원시설용지 개발자 공모 당시 백화점을 필수시설로 지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아직 수원점의 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수익성과 전략적 필요성을 고려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가 2018년 광교점 오픈을 앞두고 매출이 날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상권이 겹치는 기존 '수원점' 처리를 두고 고심 중이다. (사진제공=한화갤러리아)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