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하반기 들어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흐름이 강화되며 코스피 역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화강세가 지속되자 그간 시장을 주도해온 수출업종의 가격경쟁력 악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수출주 인덱스가 역사적으로 원화강세 구간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볼 때 조정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를 내 놓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달러대비 원화 절상률은 7% 수준에 육박하는 등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 흐름이다. 원화강세는 코스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7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의 상관관계수는 -0.49로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수록 코스피가 강세라는 의미다. 특히 2015년 이후 상관계수는 -0.62, 올해는 -0.84로 최근에는 민감도가 더 커지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원화강세는 시가총액이 큰 대형 수출업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인식된다. 때문에 최근 국내시장을 주도했던 IT, 소재, 산업재 등 대표 수출업종의 경쟁력은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수급면에서 보면 외국인 매수세를 유도해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과 500대 기업 중 수출 관련 종목을 묶은 MKF500수출주 인덱스와의 상관관계는 올해 -0.66으로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역의 상관관계가 뚜렷했다.
더욱이 MKF500수출주는 원·달러보다는 엔·달러와의 상관관계가 더 뚜렷했다. 2010년과 2012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수출주와의 상관계수는 각각 -0.37, -0.39를 기록했고, 엔·달러 환율과의 상관계수는 -0.71, -0.84를 나타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처럼 원화와 엔화가 동반 강세일 때는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며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원화강세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6월 이후에도 MKF500수출주 인덱스의 이익추정치는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환율변동으로 인한 수출주의 가격조정은 저가매수의 기회로 대응해도 좋다"고 조언했다.
하반기 들어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