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이 보험료 카드 자동이체가 가능하다고 공시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실제 보험계약시에는 안된다는 답변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카드 자동이체를 신청한 고객과 설계사에게 카드 자동이체가 안된다는 답변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 한화손보는 '계속 보험료 자동결제 요청 시 별도 신청프로세스 운영을 통해 5영업일 내 처리, 특정 월 납부 시 콜센터 녹취를 통해 처리'라고 공시해 허위 공시 논란이 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한화손보가 일부 고객과 설계사들에게는 카드 자동이체를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한화손보 설계사는 "카드 자동이체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콜센터에 전화해 고객의 카드 자동이체를 신청했지만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동료 설계사에게 문의한 결과 공시내용을 말하며 강력하게 항의하면 해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화손보 고객 A 씨도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카드 자동이체를 신청했지만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담당 설계사에게 문의했더니 카드 자동이체가 됐다"고 밝혔다.
결국, 착한 고객과 착한 설계사는 카드 자동이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화손보 관계자는 "카드 자동이체 관련 프로세스를 구축했지만,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카드 자동이체를 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홈페이지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공시를 정확하게 하지 않을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보험업법에서도 공시를 부적절하게 할 경우 최고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공시한 상황하고 다르게 일부 보험사들이 보험료 결제 정책을 운용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경우 소비자들을 기만한 행위로 금융당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공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은 문제가 있다. 회사가 자성해야 할 것"이라며 "추이를 지켜본 뒤에도 문제가 지속된다면 협회와 함께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보험료 카드결제는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결국, 금융감독원이 나서 지난 7월부터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보험상품의 종류 등이 공시되고 있다.
현재 보험사의 카드결제는 손해보험사는 대부분의 카드 결제가 허용돼 있지만 1회차만 카드로 내거나 매월 납부일 방문 또는 전화로 연락한 경우에만 카드 납부를 허용하는 등 제한사항이 많다. 생보사의 경우 저축성보험은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
손보사들은 매달 보험료 결제 사실을 고객이 인지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번거로운 절차가 고객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은 없다. 또한, 이들이 제공하지 않는 '카드 자동이체'는 별도의 절차나 비용 없이 언제든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사들은 일부 회사들만 특정 보험상품이나 모집 채널에 대해서만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하고 있다.
삼성생명(032830)은 텔레마케팅(TM) 전용상품과 카드슈랑스 채널에 대해서만 카드 자동이체를 허용했고, 신한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에 대해 TM과 인터넷 채널을 통해서만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했다.
하지만 대부분 저축성보험의 신용카드 납부는 제외됐고, 보장성 상품 위주로 보험료 납부를 받고 있었다. 다만 삼성생명, 라이나생명,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085620)의 경우 신용카드결제 1회 등록만으로 카드 자동이체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