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A기업은 입사지원서에서 사진, 연령, 가족관계 등을 요구하지 않으며, 직무적합성 평가를 새롭게 도입해 직무관련 전공 수강과 관련 경험을 보는 등 직무능력 중심으로 채용하고 있다. B기업은 인사팀이 아닌 실제 채용할 부서의 담당자들이 채용과정에 참여해 지원자의 이름을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배제한 채 직접 자기소개서를 읽고 직무경험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고용노동부는 24일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채용관행 실태’를 조사(6월14일~7월6일)한 결과,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 자격(54.9%), 학력(34.8%), 인턴경력(28.0%) 순이라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65.2%), 제조업(63.7%), 숙박·음식업종(69.7%)에서 자격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자격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입사지원서에서 직무능력과 무관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기업은 감소했다. 키, 몸무게, 혈액형은 10%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줄었으며 그밖에 본적, 가족관계를 요구하는 기업들도 감소했다. 10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불필요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비율이 낮았다. 소위 ‘9대 스펙’ 중 성형수술을 제외한 8가지 항목에 대해 입사지원서에서 요구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직무능력 평가항목 중심으로 기업의 요구가 늘었다. 인턴경력, 공모전은 10%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다양한 스펙에 대해 요구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58.5%로 전년 대비 22.2%포인트 증가했다. NCS를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할 예정인 기업은 26%로 전년 대비 21.4%포인트 늘었다. 현재 NCS를 활용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8.1%였다. 업종별로는 건설업(48%), 도소매 유통업(45%), 제조업(26%)에서 NCS를 활용할 의사가 높았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NCS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많았다.
신입직원 채용시 공개채용의 비율은 줄었으며,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비율이 늘었다. 모집단위는 직무별 채용이 많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제조업, 도소매 유통업, 금융 보험업 등)에서 공개채용 비율이 감소했다. 다만, 기업규모가 클수록 공개채용 비율이 높았다.
이상돈 취업포털 사람인 본부장은 “하반기 신입채용 트랜드는 ‘NCS 등을 활용한 직무적합성 평가’"라며 "기업들이 면접전형을 통해 지원자의 실무역량과 직무적합성 등에 대한 평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NCS 기반 교육훈련 및 채용 전문가인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기업들이 직무능력을 중시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신입사원 채용 시 학력보다 자격을 중시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채용관행에 있어 큰 변화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