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지수 하단과 상단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박스권 장세가 지루하다. 이번에도 박스권 돌파는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인버스펀드에서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롱숏펀드나 스마트리밸런싱 상품도 보려볼 만하다. 박스권 흐름에서도 주식시장의 상승 또는 하락과 큰 상관없이 꾸준한 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두 상품은 유사점이 많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2000포인트 돌파 이후 인버스(역지수형)펀드 투자가 1조9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인덱스펀드나 레버리지펀드를 저점에 매수하고 고점에 매도하는 박스권 매매패턴이 일관되게 나는 가운데 저점에서 인덱스펀드를 매수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인버스펀드로 몰리면서다. 지수 움직임과 반대되는 수익률을 제공하는 인버스펀드를 매수하면 지수 하락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인버스 ETF로는 삼성KODEX200인버스펀드가 있다. NH아문디리버스인덱스펀드도 최근 주목된다. 두 펀드 운용규모는 각각 2조5000억원, 3000억원 정도다.
지수형과 역지수형 ETF들간의 자산배분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스마트리밸런싱 상품도 등장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수형 ETF나 역지수형 ETF를 단독으로 활용해 저점매수, 고점매도를 노릴 경우 높은 변동성에 노출되고 저점과 고점 레벨이 예상과 달리 나타나면 손실을 볼 수 있지만 롱숏(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매수(롱, long)하고,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은 공매도(숏, short)) 전략처럼 지수형 ETF와 역지수형 ETF를 동시에 투자하면서 지수레벨에 따라 비중을 조절할 경우 수익은 보다 안정적일 수 있다.
스마트리밸런싱 전략이라고 불리는 이 전략은 상장지수증권(ETN)이나 펀드, 랩 상품에 쓰인다. 시장의 흐름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절대수익을 추구하고 포트폴리오 비중 자동 조절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저점매수, 고점매도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박스권 시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롱숏펀드와는 차별적이다. 롱숏펀드가 개별종목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과 달리 스마트리밸런싱은 지수 투자를 통해서만 수익을 내는 구조다. 최근과 같이 액티브펀드 성과가 부진한 기간에 롱쇼펀드 성과도 부진한 반면 계획된 방법론에 의해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스마트리밸런싱은 오히려 수익을 내고 있다. 실제 작년 4월 출시된 QV스마트리밸런싱 ETN의 경우 현재 17%의 누적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면서 코스피지수가 과거 5년 지속된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뚫기 어렵다는 우려가 더 크다"며 "최근의 상승세가
삼성전자(005930) 독주에 따른 결과라는 점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면서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스권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대응할 상품에 눈을 돌려야한다고 설명했다.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버스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