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10년 전 등장한 연금저축펀드는 당시 2000억원 규모로 시작해 현재는 약 8조원대에 육박, 40배 가까이 성장했다. 시작부터 설정액이 꾸준히 유입되며 수직 상승한 결과로 최근에는 시황·유행을 타지 않는 스테디셀러로도 자리잡고 있다.
최근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는 반면 채권형으로는 유입되는 모습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는 22일 연속 자금이 빠졌다. 올 들어 최장 기간 연속 순유출로 이 기간 1조8000억원을 웃도는 자금이 나갔다. 채권형으로는 최근 3달 사이 10조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저금리 기조에 맞물린 주식시장 불안에 그나마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채권형펀드로 쏠림현상이 이어지면서다. 시황에 따라 펀드투자 자금이 유형별로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이 엇갈린 것이다.
연금저축펀드는 이런 시황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호 펀드에 대한 판도가 바뀌고 있지만 연금저축펀드만은 예외다. 여전히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훨씬 더 높아졌다. 실제 최근 한 달 연금저축펀드로는 178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꾸준한 유입세를 보였다. 절세혜택 수혜에 기댄 12월 대규모 자금유입이 나타나는 등 계절성은 2013년 이후 2년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지난 7월을 제외하곤 매월 고르게 증가했다.
절세를 통해 실질 수익률을 높이는 연금저축펀드의 매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연금저축펀드는 1인당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한데 연말정산시 최대 400만원에 대해 13.2%의 세액을 환급해준다. 금액으로 따지면 최대 52만8000원을 돌려받게 되는데 근로소득이 5500만원 이하거나 종합소득 4000만원 이하인 경우 공제율은 16.5%로 높아져 최대 66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1.25%라는 점을 고려하면 13.2% 수익률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공제받은 금액을 연금수령까지 재투자시 복리효과를 통해 추가 수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연금저축펀드 운용 중 발생한 수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합산되지 않기 때문에 거액자산가일수록 절세효과는 더 크다.
연금저축펀드가 대표적인 은퇴자산 관리상품으로 부상하면서 각 운용사마다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야 할 부분이다. 현재 총 1152개 연금저축펀드가 시중에 출시된 상태로 크게 적극, 균형, 안정형 등 세가지 모델과 해외펀드(Only)형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중도해지시 세액(소득)공제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된다는 점은 주의할 점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연금저축펀드는 공적연금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대표적인 사적연금으로 갈수록 잔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중도해지시 기타소득세는 물론 2013년 3월 이전 가입자의 경우 5년내 해지시 2.2%의 해지가산세가 따로 붙는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높은 패널티가 자산 유동성을 제약하는 단점이 될 수 있어 투자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한 달 연금저축펀드로는 178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꾸준한 유입세를 보였다. 절세혜택 수혜에 기댄 12월 대규모 자금유입이 나타나는 등 계절성은 2013년 이후 2년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지난 7월을 제외하곤 매월 고르게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