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서울 을지로 소재 KEB하나은행 본점(옛 외환은행 본점)을 호텔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속한 매각을 위해 명동이라는 지리적인 요건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1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달 매각주간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KEB하나은행 본점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정KPMG는 투자자 모집에서 호텔 업계에 제안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의 입구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본점의 지리적인 여건상 중국 관광객(이하 요우커) 등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호텔업의 투자가 수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지난달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착수했다"며 "지리적인 여건을 감안해 호텔업계를 중심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명동 인근에 호텔 수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투어가 지난달 1일 서울 남대문시장 건너편 옛 대한전선 빌딩에 '티마크 그랜드호텔 명동'을 개관했다. 이밖에도 지난 7월에는 미국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이, 지난 1월에는 롯데시티호텔 명동, L7호텔 명동, 골든튤립 엠 서울 호텔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최근 명동을 넘어서 숭례문 등지까지 호텔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명동 입구에 자리한 KEB하나은행 본점은 이들 호텔보다 지리적인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높은 가격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과 삼정KPMG가 희망하고 있는 매각 가격은 1조원 대다. 대지면적은 1만1442㎡에 올해 공지지가 기준으로 부지 가격만 4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허용 용적률인 800%까지 건물을 지을 경우 현재 연면적(7만4834㎡)보다 1만6702㎡를 늘릴 수 있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KEB하나은행 본점은 명동 바로 앞 마지막 남은 대형 알짜배기 부지는 맞지만 현재 국내 호텔업계에서 1조원 이상 매각가와 수천억원의 재건축 비용을 감당할 곳이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에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호텔업체와도 접촉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펀드의 형태로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KEB하나은행과 삼정KPMG은 "본점 매각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호텔업계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본점은 지난 1981년 1월30일 옛 외환은행 창립 14주년 기념식과 함께 거행한 준공식이후 30년 넘게 외환은행 본점으로 사용돼 왔다. 지난해 9월부터는 통합은행인 KEB하나은행의 본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서울 을지로 소재 KEB 하나은행 본점을 호텔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