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LG생명과학 합병…"2025년 매출 50조 달성"

내년 1월1일 완료…최대 5천억원 매년 바이오 투자키로

입력 : 2016-09-12 오전 9:56:41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LG화학(051910)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인 LG생명과학(068870)을 합병한다. LG화학은 12일 두 회사가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합병을 진행할 계획이다. 소규모 합병은 합병을 주도하는 존속법인(LG화학)이 합병으로 인해 사라지게 될 해산법인(LG생명과학) 주주들에게 신규 발행해 지급해야 하는 주식의 수가 회사 발행주식 전체의 10%를 넘지 않는 경우 진행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합병비율에 따라 LG생명과학 주주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보통주 1 : 0.2606772, 우선주 1 : 0.2534945 이다. 지난해 두 회사의 매출 규모는 LG화학 20조2066억원, LG생명과학 4505억원 수준이다.
 
오는 11월28일 LG화학의 합병승인 이사회와 LG생명과학의 합병승인 주주총회 등을 거쳐 2017년 1월1일자로 합병을 완료 할 계획이다. 존속회사는 별도의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합병이 가능하고, LG생명과학은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를 모두 거쳐야 한다.
 
LG화학 중장기 신성장동력. 사진/LG화학
 
이번 합병은 LG그룹 차원의 바이오사업 육성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특히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양사의 전략적 니즈(Needs)가 일치된 결과다. 
 
LG화학은 우수한 현금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에너지·물·바이오 3대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난 4월 팜한농을 인수, '그린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데 이어 시장규모와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레드바이오'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그린바이오란 농업·식량 분야의 바이오 사업을 총칭하고, 레드바이오는 붉은 혈색을 상징하며 의료 및 제약분야의 바이오 사업을 말한다. 
 
LG생명과학은 그동안 연구개발(R&D) 역량 확보와 사업기반 구축 측면에서 꾸준한 성과가 있었으나,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미래 투자 재원 확보와 핵심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번 합병을 통해 LG화학은 기초소재, 전지, 정보전자에 이어 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되었으며, LG생명과학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재원 확보를 통해 신약개발 등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게 됐다.
 
LG화학은 이번 합병 이후 레드바이오 사업의 조기 육성을 위해 현재(LG생명과학 투자액 1300억원)의 3배가 넘는 매년 3000억~5000억원 규모의 R&D 및 시설 투자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팜한농 등을 포함해 바이오 사업의 매출을 2025년까지 5조원대로 키우고, 기초소재·전지·정보전자 분야도 강화해 총 50조원 매출 규모의 '글로벌 톱 5' 화학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바이오는 인류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이번 합병을 통해 진출하는 레드바이오 분야는 현재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약 1100조원이며, 2020년까지 1400조원으로 연평균 5% 수준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로써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분할된 지 15년만에 다시 합쳐지게 됐다. 두 회사는 원래 같은 회사(LG화학)였으나, 2001년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LG(옛LGCI), LG화학, LG생활건강 등 3개사로 분할됐다. LG생명과학은 다시 LGCI에서 분사해 독립회사로 출범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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