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바이오, '휴미라' 특허소송 승소

"9개월 독점권 획득 전략"

입력 : 2016-09-12 오전 10:59:57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서 400억원대 바이오신약 '휴미라'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승소했다. 오는 2020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국내 단독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휴미라의 특허권자인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를 상대로 지난 2015년 3월 제기한 용도특허 무효소송에서 지난 8일 승소 판결을 내렸다.
 
휴미라는 IMS데이터 기준 국내서 400억원대 실적을 올린 대형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이다. 휴미라는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장질환, 건선 등에 처방되는 치료제다.
 
이번에 승소한 해당 특허는 류마티스 관절염 처방법에 대한 발명으로 2023년 7월까지 등록돼 있다. 휴미라는 세 질환이 각 30%씩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번 특허소송에서 승소했지만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바로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휴미라의 원천특허(물질특허)가 오는 2019년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의 후속약물이어서 성분 발명에 대한 원천특허를 깨기는 어렵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찌감치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은 복제약 독점권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3월 국내 시행된 복제약 독점권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상대로 특허를 회피한 제품에 9개월 동안 독점지위를 부여하는 정책이다. 자격 조건은 최초심판 청구와 최초 품목허가 접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만 특허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휴미라의 독점기간이 만료되는 2019년(PMS 만료) 국내서 9개월 동안 독점 판매 지위를 갖게 된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068270), LG생명과학(068870), 디엠비(동아제약), 이수앱지스(086890) 등 경쟁사는 해당 기간 동안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다. 
 
다만 이외에 8건의 후속특허가 등록돼 있어 변수다. 휴미라의 약물 안정화나 성분 배합 방법, 적응증 등에 대한 조성물·용도특허들로 2023~2025년까지 남아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후속특허들 중에서 핵심 특허에 추가로 특허소송을 청구하고 나머지 특허들은 의약품 제조과정에서 회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휴미라 특허가 여러 개 있는데, 아직 상용화에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복제약 독점권을 우선 확보한 후 나머지 특허들은 차후에 깨겠다는 전략"이라며 "오는 2020년에는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애브비)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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