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트리플 악재가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연휴를 앞두고 어느정도 변동성이 예상되긴 했으나 예상보다도 더 큰 폭의 하락이다.
12일 코스피는 5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면서 1990선 초반까지 밀려났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3일 이후 27거래일 만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와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노트7 파문 확산,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우려감이 한꺼번에 겹치며 증시는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 20~21일(현지시간)까지는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예정되어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와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연설 등을 눈여겨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브레이너드 이사의 경우 통상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물인 만큼, 매파적인 발언이 나온다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글로벌 유동성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부각될 수 있다.
LIG투자증권은 “9월 FOMC까지 지수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통상 그동안 증시가 연휴 전후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증시를 패닉으로 빠뜨린 세 가지 이슈를 살펴보면 먼저 북한의 핵실험 리스크의 경우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제1차 핵실험의 경우 추석 명절 직후에 발생했는데 당시 코스피의 회복 기간은 6거래일로 그리 길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배터리 파문도 크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나, 리콜 사태가 일단락되면 빠르게 진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처음 예상보다 사태가 악화된 만큼 단기적으로 연내 판매량 감소와 주가의 추가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이슈의 경우 FOMC 회의가 끝난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증시에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FOMC 회의가 끝난 후 증시는 본격적으로 3분기 실적으로 관심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철강, 화학, 기계, 반도체, 유틸리티 등의 업종들을 중심으로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
추석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게 됐다. 단기적으로는 경계감을 유지해야 하나 중장기적 시각으로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성문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