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강만수 다 나오는데…우병우는?

지지부진 수사에 '눈치보기냐' 비판 비등
특별수사팀 "우 수석 소환은 아직 먼 얘기"

입력 : 2016-09-18 오후 3:57:58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검찰이 롯데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을 소환하며 속도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의 더딘 수사 속도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신동빈 롯데 회장을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롯데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신 회장은 수백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그룹 정책본부 차원에서 이뤄진 오너 일가의 수백억원대 급여 횡령과 배임 혐의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이번에 검찰이 의혹의 핵심인 신 회장을 소환하면서 롯데그룹 수사는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미 검찰은 신 회장 외에도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비롯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방문조사 하는 등 주요 핵심 인물들을 여러 차례 소환하며 수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도 이날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을 내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지난 2012년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을 압박해 바이오에너지 개발업체인 B사에 44억원을 투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와 함께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을 상대로 B사의 투자에 개입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강 전 행장은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의 핵심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강 전 행장 소환을 기점으로 수사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행장 이전에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을 비롯해 박 대표 등을 구속 기소했다.
 
반면 지난달 24일 문을 연 특별수사팀은 우 수석을 비롯해 이 특별감찰관 등 이렇다 할 핵심 인물들을 소환하지 않고 있다. 앞서 윤갑근 팀장은 특별수사팀이 설치된 당일 "진상파악을 신속히 하는 것이 과제"라며 "직분을 충실히 수행해서 빨리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특별감찰팀은 지난 7일 우 수석 처가의 집사 임무를 수행한 이모 삼남개발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고 지난 12일 우 수석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의 사무 공간과 일부 컴퓨터를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핵심 인물 조사는 아니었다. 롯데와 대우조선해양보다 수사 시기가 늦었다는 걸 감안해도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다음 달 4일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과 14일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시행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국정감사 전 수사를 마무리 짓는 것에 부담을 느낀 특별감찰팀이 속도조절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인 색채가 짙은 사건인 만큼 국감 전 사건을 종결했다가는 국감위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우 수석, 이 감찰관 소환은 아직 먼 이야기 같다. 다른 두 수사와 관련해선 잘 모르겠다. 두 수사 모두 우리보다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 수사는 계획대로 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수사를 맡은 윤갑근 특별수사팀장이 지난 8월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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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