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8월 주택매매거래량이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대비 상승세를 기록했다. 각종 기록을 경신하는 등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해 주택시장의 열기를 넘어선 것이다.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활황에 더해 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린 탓이다. 이로 인해 주택매매거래량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은 서울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연일 역대 최고가를 넘어서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매매거래량은 총 9만813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증가했다. 5년 평균과 비교해서는 45.1%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증가한 것은 올 들어 8월이 처음이다. 연초에 비해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택매매거래량은 올 2월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진 못했었다. 지난해의 경우 12달 중 6달 동안 주택매매거래량이 10만건을 넘었으며, 올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에 비해 18.9%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저금리 상황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주요 도시에서 재건축·재개발 붐이 일면서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매매량도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달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도 영향을 미쳤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고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대책 시행 이전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아파트 보다는 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 대상인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 비 아파트 거래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전체 주택매매거래량 중 아파트 거래 비중은 65.7%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0.6%p 하락했으며 아파트 거래량은 3.3% 증가했다. 반면 연립·다세대주택은 12.2% 증가해 아파트 증가율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연립·다세대주택의 경우 5년 평균에 비해 지난달 67.3%나 거래량이 급증했다.
주택매매거래량 증가와 함께 주택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조사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283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06%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강남 재건축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 9일 기준 3.3㎡당 1854만원을 기록해 2010년 3월 1848만원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앞서 고분양가 논란을 겪었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일반분양 청약률은 평균 100.6대1, 1순위 최고 119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올해 수도권에서 공급한 물량 중 최고 경쟁률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서초구 반포·잠원, 강남구 개포 일대 주요 재건축 사업장에서 나온 일반분양 물량이 입지적 희소성과 투자가치로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며 "이들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고 이것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분양권 전매차익을 기대한 수요가 대거 청약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 발표 이후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 잠실주공 5단지 매물 안내판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