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회 국정감사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사를 비롯한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영업과 약탈적 대출관행 등에 대한 집중포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실시되는 20대 국회 정무위원회 첫 국감 일반증인에 전현직 기관장들과 금융수장들이 대거 채택됐다.
금융위원회 일반증인으로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이상운 (주)효성 부회장 등이 대상에 올랐다.
홍 전 회장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부실화 등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문제로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우조선해양의 공적자금 투입 문제의 적정성 여부와 한진해운 물류사태와 관련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 2탄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에 정지원 사장은 한국증권금융 운영 및 낙하산 인사,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증권선물위원회의 해임권고 불복 관련으로 정무위 의원들의 질의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일반증인에는 ▲김남수
삼성생명(032830) 부사장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이찬홍 신한카드 영업부문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주인종 전 신한은행 부행장 ▲임진구 SBI 저축은행 대표 ▲최상민 산와대부 대표 ▲김홍제 HMC 투자증권 사장 등이 채택됐다.
특히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대표들을 채택되면서 최윤 회장에게는 대출계약 철회권 및 불법추심 등 대부업 관계법령 위반과 관련해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 최고 대출금리 한도가 27.9%로 낮아진 가운데 여전히 기존에 취급한 30%대 이상의 대출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올 초부터 시행된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대출자에게도 소급 적용했으나 SBI·OK·HK저축은행 등 대형사들은 소급적용이 법적의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버티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장기화되고 있는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가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는 대법원의 자살보험금 소멸시효 관련 확정판결을 기다리겠다며 사실상 금융당국의 '조건에 관계 없이 전부 지급하라'는 권고를 보류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형사들 입장에서도 이자 소급적용 등은 민사 계약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일단 국감에서는 왜 아직까지 일부 미지급금이 남아 있는지 소명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는 허정수
KB금융(105560)지주 전무(최고재무책임자)가 참고인으로 참석한다. 현직 은행권 임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하는데 이자이익 감소세에 현금배당을 늘린 것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을 비롯한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등 대형 금융지주사의 현금배당은 2년 새 82%나 급증했다. 배당성향도 각각 7~8%포인트씩 올랐다. 저금리 기조에 이자이익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고배당으로 국부 유출을 일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외국인 지분률이 높은 데다 지난 2014년부터 정부가 배당 확대를 독려했기 때문에 배당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상장 금융사 공통적인 문제인데 KB금융 임원이 대표로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복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보험사와 저축은행, 대부업체 CEO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다. <사진 = 뉴스1>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