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수장 전격교체…난제도 수두룩

김동현 대표, ‘니켈 얼음정수기’에 발목…신임 대표에 CJ 출신 이해선 내정

입력 : 2016-09-20 오후 4:56:29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니켈 검출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코웨이가 대표이사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외부 수혈로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고, 유해성 논란으로 실추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코웨이는 20일 보도자료와 공시를 통해 “얼음정수기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 사의를 표한 김동현 대표이사를 대신해 이해선 전 CJ제일제당 공동대표를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과의 신뢰를 강조해 온 김 대표가 이번 일로 많이 힘들어 했다”며 “지난 12일 정부 발표가 나오고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자 스스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해선 코웨이 신임 대표 내정자(왼쪽)와 사임하는 김동현 현 대표 사진/코웨이
 
1970년생인 김 대표는 외국계 금융회사를 거쳐 지난 2003년 웅진코웨이에 입사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인수한 2013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2012년 1조8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과 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지난해 각각 2조1600억원, 4600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등 경영역량을 입증했다.
 
1955년생인 이 내정자는 제일제당 마케팅부를 시작으로 빙그레 마케팅실장,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부문장(부사장), CJ오쇼핑 대표 등을 거쳐 2014년 말 CJ제일제당 공동대표 겸 식품사업부문장에 올랐다. 세탁세제 ‘비트’, 아이스크림 ‘메로나’, 화장품 ‘설화수’ 등 수많은 히트브랜드를 낳았고, 국제적 감각을 가진 마케팅 귀재로 알려져 있다. 오는 10월3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오르게 된다. 
 
그의 앞에 놓인 난제도 만만치 않다. 니켈 검출 사태로 시장 신뢰가 추락한 데다, 이 틈을 타 후발주자들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그간의 독주 체제도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또 지지부지한 매각 문제도 해결지어야 한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제품 개발 등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보다는 단기적 실적에 연연하는 현 체제의 문제점도 그를 괴롭힐 한계로 지목된다. 여기에다 코웨이의 모태인 웅진이 아닌 타사 출신이 코웨이 수장을 맡으면서 조직 내 위기감도 높아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 출신인 김 대표와 달리 외부 출신인 이 내정자는 대주주의 입맛에 맞춰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코웨이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번 인사를 '모험'으로 표현했다.
 
한편 코웨이는 이날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하나금융투자와 7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또 오는 26일에는 326억원 규모의 보통주 74만4283주를 소각키로 했다. 회사 측은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의 소각으로 자본금의 감소는 없다”고 밝혔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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