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리포트)김승연 마인드셋 대표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로 해외서 성과 낼 것"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극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개발 목표"

입력 : 2016-09-23 오전 6:00:00
김승연 마인드셋 대표. 사진/마인드셋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인드셋'은 별도의 운영인력 없이 게임업체 등 사용자들의 문의사항을 즉시 응대할 수 있는 AI로봇 '마인드봇'을 개발했다.

마인드봇은 김승연 마인드셋 대표를 비롯해 구글과 삼성에서 근무한 카이스트와 UCLA 출신의 핵심 개발자들이 올해 상반기 의기 투합해 연구개발에 전념한 끝에 만들어졌다. 이 서비스는 업무시간 중 전화나 이메일로만 가능했던 고객응대를 이용자 중심으로 변경해 1차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목적을 뒀다.

이 서비스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총 4가지 언어를 지원하며, 전자상거래, 게임, 의료기관 등 광범위한 이용자들의 질문과 패턴을 담아내 운영하고 있다. 또 페이스북 메신저, 라인 카카오톡 등 메신저 플랫폼과 연동된다. 또 채팅용어로 많이 쓰이는 은어와 구어체, 줄임말 등을 인식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고객 문의 중 가장 많은 '결제' 또는 '계정'이 포함된 문장이 입력되면 해당 키워드에 대응하는 답변을 처리해준다. 또한 "그냥 해결해주세요"라는 주어 없는 질문이 입력되더라도 '전문상담원 연결' 기능으로 연결해 민원을 해결해 준다.

마인드셋의 다른 개발작은 인공지능 엔진을 사용한 텍스트기반 모바일게임 '보이저'다. 게임 제작에 앞서 두 달 동안 약 100만 단어로 구성된 공상과학 소설을 기반으로 총 3부작으로 제작하고 번역해 만들었다. 보이저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총 4개 언어를 지원해 27개국에 지난달 정식 출시 됐습니다. 유료 앱으로 출시된 보이저는 국내 구글플레이순위 8위까지 차지한 바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분야는 제조, 의료, 금융, 교육 등 다양하다. 마인드셋도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대안을 찾아내는 것을 넘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극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개발하고 해외에 진출해 수익을 내는 국내 첫 번째 인공기능 기업이 되고 싶다는 김 대표를 만나 비전을 들어봤다. 
 
고객응대 AI봇 '마인드봇'. 사진/마인드셋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됐습니까

▲희소성이 높은 뇌공학을 전공하면서 쌓았던 지식들이 이후의 경력과 연계되면서 AI개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습니다. 카이스트(KAIST) '바이오 뇌 공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구글 아시아 글로벌 마케팅팀에서 일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광고회사도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점점 규모가 커지는 이용자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광고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기술력에 기반한 인공지능 회사가 없었고, 뛰어난 개발력을 가진 해외업체도 한글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래밍이 어려워 국내 진출을 꺼려했죠. 이점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인수할만한 인공지능 회사가 없으니 직접 만들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창업 초기 힘들었던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AI를 어디에 적용할지 분야를 선택하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구글의 알파고처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분야를 공략하고 싶었지만, 사업은 보다 현실적인 안목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용성이 필요했습니다. 창의적이면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그래서 그 절충을 찾은 서비스가 고객대응AI 마인드봇입니다. 이용자들은 표준어만 쓰지 않고 유행어와 은어, 이모티콘들도 사용하죠. 너무나 다양화 되어있고, 변수도 많아서 이것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 했었습니다.  
 
-‘마인드봇’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게임유저들은 대부분 학업이나 근무가 끝난 이후에 게임을 플레이 하기 때문에 상담 직원들이 없는 밤이나, 새벽에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답변을 받기까지 반나절 이상의 대기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마인드봇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문의 즉시 필요한 답변을 하는 운영AI를 도입함으로써 유저의 불편함을 줄인 것이죠. 바로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이라도 1차적으로 분류, 상담원이나 대응이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됩니다.
  
-마인드봇의 서비스 활용분야는 어떤게 있을까요.
 
▲유저들이 새벽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 게임을 예로 들었지만 게임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셜커머스 등 전자상거래에서도 재고여부, 사이즈 체크 등의 문의사항들을 해결하기도 하고, 미용서비스에서도 대응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질의응답(Q&A), CS, 글로벌 서비스 등 게임 운영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IGS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외에도 공공기관과 의료 기관 등과 서비스 운영 중에 있습니다.
 
-보이저는 어떤 게임인가요. 텍스트 기반 모바일게임이란게 친숙하지 않습니다. 흥미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요.
 
▲보이저는 인공지능 엔진을 사용한 텍스트 기반 모바일게임으로 게임 제작에 앞서 두 달 동안 약 100만 단어로 구성된 공상과학 소설을 기반으로 총 3부작으로 제작하고 번역해 만든 게임입니다. 텍스트기반의 게임은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책과 게임 사이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물 수 있어 새로운 타깃 이용자층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이저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총 4개 언어를 지원해 27개국에 정식 출시 됐습니다. 유료 앱으로 출시된 보이저는 국내 구글플레이순위 8위까지 차지한 바 있습니다. 
 
텍스트기반 AI게임 '보이저'. 사진/마인드셋
 
-현재까지 투자 현황은.
 
▲구글이 알파고를 적용해 테스트한 첫번째 국가가 한국입니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인공지능 기술이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이 발전하지 못하고 인프라가 확산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IT 강국인 대한민국에는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인재 육성이 시급합니다. 다만 국내 인공지능 개발 관련 회사 수가 부족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시도가 많지 않아 실리콘밸리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은 물론 국내 대기업들이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고 투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의 최종 비전은.
▲마인드셋은 인공지능 서비스로 해외에 진출해 수익을 내는 국내 첫번째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국내 기업으로써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 널리 알려 국내 인공지능 기술개발이 활성화돼 미래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목표는 마인드셋의 인지도를 높이고, 좀더 많은 고객사들과의 만남을 갖는 것입니다. 또 AI의 기술을 누구나 쉽게 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중장기 목표로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국내 사업 외에도 일본, 중국과 미주 쪽으로 사업을 확대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회사의 조직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 
 
▲마인드셋의 핵심 개발자들은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나사 제트추진 연구소, 삼성과 구글의 엔지니어와 과학자들로 구성돼있습니다. 국내에는 8명의 구성원과 미국에는 5명의 개발자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마인드셋만의 조직 문화가 있는지.
 
▲마인드셋은 최대한 유연하고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각 구성원들이 생각하고 지향하는 바를 최대한 수용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한 직원들이 미국 칼텍,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삼성전자, 구글 등 각자 분야에서 지금까지 AI를 연구했던 전문가들이었기 때문에 각자가 연구하던 분야에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미팅을 자주 진행하며, 미국과 한국에 팀이 나누어져 있어 24시간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특징입니다.
 
-현재 국내 인공지능 산업 현황이 미국과 비교해 어떤 수준인지.
 
▲인공지능은 약인공지능(ANI), 강인공지능(AGI), 초지능(ASI) 등 세가지로 나뉩니다. ANI는 알파고와 같은 특정영역에 기반한 인공지능을 말하고, AGI는 사람과 같은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그리고 ASI는 저출산이나 지구온난화 문제와 같은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인공지능을 뜻합니다. 미국은 현재 ANI에서 ASI로 움직이고 있고, 한국은 아직 태동기 단계로 ANI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국은 정부, 기업, 벤처 등이 AI산업을 신선장동력으로 주목하고 투자와 개발에 힘 쏟고 있습니다. 미국은 앞으로 10년간 약 3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구글이나 IBM 등의 주요 대기업들이 딥마인드나 왓슨 등의 AI 전문업체를 인수하거나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국내는 아직 지원이나 개발이 미비하며, 기술력이나 인프라가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입니다. AI개발을 하는 회사도 적은데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시도가 많지 않아 실리콘밸리로 많이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미래 산업을 선도해나갈 중요한 영역인 만큼 정부와 기업 모두가 관심과 투자를 기울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마인드셋 본사에서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마인드셋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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