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우리은행 지분 투자자가 당초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당국과 우리은행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앞서 우리은행 민영화에 실패한 만큼, 이들 투자자가 실제 본입찰까지 참여할 때까지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금융당국은 23일 마감되는 우리은행 지분매각을 위한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앞두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윤창현 공적자금위원회(이하 공자위) 위원장은 "앞선 우리은행 매각때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매각주간사들도 이번 매각 성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역시 이번 매각의 성공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금융개혁 창업·일자리 박람회에서 기자들에게 "지분 8% 매입을 원하는 곳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예비입찰은 당연히 흥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은행과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지분매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투자 의사를 밝힌 곳이 10여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한화생명과 한국금융지주가 공시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고, 교보생명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연금·새마을금고중앙회·MBK파트너스 등도 잠재 투자자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와 칼라일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택배를 매각한 홍콩계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도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금융당국 역시 기존에 매각하려던 예금보험공사 지분 30%보다 많은 지분 매각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8% 지분을 원하는 투자자가 많을 경우 기존 계획보다 많은 32%의 지분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과 우리은행은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4차례 동안 우리은행 민영화에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공자위 관계자는 "기대감은 높지만 LOI 마감 전까지는 언제든지 엎어질 수 있는 것이 매각 시장"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우리은행 매각 성공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LOI가 미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LOI를 낸 대로 참여할 지는 관건"이라고 답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투자의향서를 접수한 뒤 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올해 11월께 낙찰자를 결정하고 12월까지 주식 양·수도 및 대금납부 등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우리은행이 우리은행 지분매각에 대해 성공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본입찰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본사.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