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업의 인공지능(AI) 활용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도 해외 선도 투자업계의 사례 등을 참고해 벤처투자, M&A 등 투자기회를 탐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5일 산은경제연구소이 내놓은 '인공지능의 부상과 금융업의 활용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공지능 시장규모가 2015년 약 1300억달러로 추산되는 가운데 응용산업별 시장 비중에서 금융업은 2015년 17%, 2020년 24%로 광고·미디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시장에서 금융업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시사한다. 주요 산업별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성 측면에서도 금융업은 상위권에 위치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주요 산업과 ICT 융합 시 필요한 요소기술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금융은 의료, 교통 등과 함께 평균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금융업과 ICT 융합 시 인공지능 기술의 높은 활용 가능성을 의미한다.
국내외 사례분석 결과, 금융업의 인공지능 활용기회는 ▲통계·문서 작성 ▲고객 응대, 준법감시 ▲신용평가·심사 ▲트레이딩·투자의 5개 분야로 분류된다. 특히 트레이딩·투자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중심으로 대중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여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는 자본법령상 자문·운용인력이 아닌 자의 직접 투자자문·일임이 금지돼 있어 로보어드바이저의 역할이 일부에 국한됐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유형을 사람의 개입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누었을 때, 미국은 전문업체들을 중심으로 4단계가 활성화된 반면 국내는 대부분 1~2단계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가 지난 3월 로보어드바이저의 단계적 허용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8월에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신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과 효과시험 시스템) 운영안도 발표해 향후 로보어드바이저의 확산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윤정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업계는 향후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에 기반한 산업혁신 과정에서 발생가능한 신시장의 포착과 동시에, 정보통신 등 이종업계와 공조, 시장대응을 위한 내부역량 배양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신기술의 내부 도입 시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활용목적, 목표시장, 수익구조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해외 선도 투자업계의 사례 등을 참고해 인공지능을 유망분야로 인식하고 벤처투자, M&A 등 투자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지원센터가 개최한 '핀테크 데모데이 in 싱가포르' 행사에서 한국 핀테크 기업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운영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핀테크지원센터>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