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김영란법' 돌파할까?

업체·주종별 대응책 분주

입력 : 2016-09-26 오후 3:44:37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주류업계가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을 앞두고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주류업체들은 올 상반기 올림픽 특수에도 기대만큼의 성적표를 받지 못한 가운데 하반기 실적 만회를 노리고 있다.
 
실제 업계 1위 하이트진로(000080)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했으나 맥주 부문에서는 10% 하락해 영업손실이 251억 8000만 원을 기록했다. 롯데주류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감소했다. 
 
그러나 하반기 '김영란법'이라는 악재와 맞딱드리며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해외주류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위스키 시장의 몰락, 수입 맥주의 공세 등 주변 여건도 녹록치 않다.
 
이에 주류업체들은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가 하면, 제품 구성을 다양화하면서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에 나서고 있다.
 
우선 고가의 위스키와 와인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직격탄을 맞았던 것처럼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유흥채널 매출에 따른 또 한번의 직격탄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위스키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는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는 소용량 패키지 제품 출시와 유통채널 다각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상황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상품개발 등 전략 방향을 유동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골든블루는 '접대술'의 이미지를 벗고 위스키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다양한 트렌드의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김영란법 이전부터 위스키 시장 침체가 이어진 상황에서 유흥주점 중심의 영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접대용 술이라는 통념을 깨기 위해 클럽과 감성주점을 중심으로 강남, 이태원, 홍대앞, 건대입구에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류업계는 김영란법 이후 소비자들의 주류 소비 습관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류시장의 매출은 유흥 시장과 가정용 시장 비율 6 대 4 정도로 추산되고 있지만 소비문화 변화가 예상되며 가정용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이를 타깃으로 하는 상품 개발에 분주하다.
 
이미 가정용 시장에 주력 중인 롯데주류는 '젊은 층·혼술·홈술'에 타깃을 맞췄다. 젊은 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 위스키 도수를 낮추고, 캔 패키지용 상품을 선보이는 등 변화를 꾀했다. 특히 주종별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상품군을 대폭 늘리며 리스크를 줄이는 데 애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 초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하노이에 법인을 세우고 동남아 시장을 거점으로 '소주 세계화'에 나섰다. 동남아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면 글로벌 소주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이를 기점으로 아프리카 진출 등 영토확장을 노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카스' 제품군 외에 판매권을 갖고 있는 다양한 수입맥주의 영업망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소비문화가 어떤 식으로 바뀔지 장담할 수 없지만, 접대 문화의 지양으로 업소 중심의 주류 소비는 분명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들이 당장 대응책보다 시장의 변화에 맞춰 얼마나 효과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란법 시행이 임박하며 접대 중심의 주류소비 문화가 위축될 전망이다. tvN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사진/CJ E&M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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