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명품가전 국내시장 밀려온다

입력 : 2016-09-27 오후 6:05:29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유럽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 받겠다는 출사표다.  
 
경기 침체라는 말이 무색하게 프리미엄 가전 시장은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역시 예외가 아니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는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지사가 설립된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B2C 부문의 매출이 410%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외 환경 악화에도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이어왔다. 진공청소기, 드럼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B2C 부문은 밀레코리아 전체 매출의 90%를 충당한다. 
 
밀레코리아는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 매출이 4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 마르쿠스 밀레 밀레 공동회장, 고희경 밀레코리아 신임대표, 악셀 크닐 밀레 마케팅 및 세일즈 부문 CEO. 사진/밀레코리아
 
프리미엄 시장 성장의 과실을 얻고 있는 곳은 밀레 뿐이 아니다. 영국의 기술기업 다이슨의 지난해 한국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85% 급증했다. 한국은 다이슨이 진출한 전세계 72개국 중 2년 연속 상위 10대 매출 발생 국가로 꼽힌다. 레트로 스타일의 냉장고로 유명한 스메그는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연간 매출을 이미 뛰어넘었다. 대표 제품인 냉장고는 물론 전기포트, 토스터기, 블렌더 등 소형 가전도 매달 100%를 상회하는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가전업체들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삼성과 LG 등 국내 가전사들의 프리미엄 시장 진출이 있다. 국내 가전 시장의 90%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프리미엄 영역에 발을 들이면서, 전반적인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군의 등장으로 가격 저항선이 무너졌고, 사치품으로만 치부됐던 외산 가전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외산 업체들은 이 같은 환경 변화를 발판삼아 시장 공략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밀레는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는데 방점을 둔다. 밀레익스피리언스센터(MEC)라 불리는 전시장 등을 통해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만지고 써보는 기회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백화점 등과 연계한 쿡킹쇼를 진행하는 것 역시 소비자 체험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밖에 기존 주력 제품인 세탁기, 청소기, 식기세척기 외에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주방가전 역량을 키우고, 유통채널 다변화도 꾀한다. 
 
스메그와 다이슨은 한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들로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스메그는 최근 대표 상품인 냉장고를 한국형으로 리모델링해 출시했다. 냉동실과 야채통이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는 대신 냉장실 수납 공간을 늘렸다. 계란통과 유제품 보관함 등 구성품도 추가했다. 토스터기는 출시 이후 뚜껑이 있으면 좋겠다는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한국에서만 실리콘 재질의 뚜껑을 추가했다. 
 
이탈리아 가전 스메그의 토스터기. 한국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뚜껑을 추가했다. 사진/스메그코리아
 
다이슨의 경우 공기청정기와 선풍기 등을 대기 오염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개발은 본사에서 진행했지만 맑은 공기에 대한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의 높은 수요가 크게 작용했다. 무선청소기에는 카펫 대신 마룻바닥 사용이 많은 아시아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플러피 헤드툴을 더했다. 극세사 느낌의 소프트 롤러 헤드가 먼지 흡입 뿐 아니라 걸레질의 효과까지 구현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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