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001740)가 동양매직을 사실상 인수해 새로운 주인이 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 매각 본입찰에서 SK네트웍스가 가장 높은 금액인 6000억원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경쟁 후보인 현대홈쇼핑과 AJ네트웍스·IMM PE·키스톤PE 컨소시엄 등은 5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 CJ오쇼핑과 CVC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불참하면서 SK네트웍스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입찰 마감 후 바로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건 입찰에서 가격적 요소가 가장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SK네트웍스는 동양매직 임직원의 고용승계까지 입찰제안서에 담아 우선협상자 대상 선정이 빠르게 결정 났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28일 SK네트웍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SK네트웍스는 가전 렌탈에 그룹사인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도 접목할 수 있게 돼 높은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동양매직은 지난 8월 기준 렌탈 누적 계정 90만대로 국내 대표 가전 렌탈 업체다. 무엇보다 성장세가 빠르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경쟁사인 코웨이가 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되면서 지난 두 달간 신규 계정이 3만5000대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2014년 동양그룹에서 분사한 동양매직은 가스레인지와 식기세척기, 정수기 등 생활가전 렌털 사업에 힘을 써왔다. 특히 동양매직은 환경가전 렌탈사업 호조 덕분에 풍부한 현금 창출 능력을 키웠다. 최근 정수기부터 침대까지 생활 가전의 렌탈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불황이 겹치면서 렌탈 이용자가 확대된 것도 동양매직에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렌탈 시장 규모는 연평균 12%대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1년 10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9000억원으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SK네트웍스의 동양매직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에너지와 통신 등 큰 사업 틀을 가지고 있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동양매직 인수를 통해 가전 렌탈 사업에 뛰어들고 여기에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면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가 최신원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동양매직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사진/SK네트웍스
무엇보다 동양매직은 올해 3월 최신원 SKC 회장이 SK네트웍스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성사시킨 첫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최 회장은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확보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양매직 인수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고, 다음달 4일 서울 면세점 사업권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부문을 최근 현대백화점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사업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은 다음달 4일 본입찰이 열리는 서울 면세점 사업권 확보를 위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이사회 자리에서 "워커힐면세점은 워커힐이 자랑하는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자 유커(중국 관광객) 유치를 선도해온 가치 있는 곳"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한류 관광 쇼핑 모델을 만들어 반드시 특허를 획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호텔과 면세점을 비롯한 워커힐 전체 매출을 향후 3년 내 연간 1조원대로 키우는 동시에, 서울 동북권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