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국내 여성복 및 잡화 브랜드가 중국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중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이나 직접 진출을 통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의류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모니터는 2019년 중국의 의류시장이 3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면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발돋움 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중국의 의류시장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연간 10% 안팎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성복 시장이 평균 성장률을 웃돌며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빠링허우(1980년대 이후 출생자)는 개성을 중시한 소비를 하고 있는 세대로 옷이나 신발, 가방 등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임금 상승으로 중산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패션에 대한 소비를 늘리고 있다. 이에따라 좁은 한국 시장을 벗어나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패션 기업들이 늘고 있다.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섬(020000)은 내년 상반기에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가지고 있는 한섬의 중국 사업 관련 권리가 올해 말 만료되는데다 최근 한섬이 중국 항저우지항실업유한공사와 자사 브랜드 '시스템' 및 '시스템옴므' 상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 진출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파트너사로 선택한 중국 항저우지항실업이 수입의류 전문 유통사라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항저우지항실업은 타미힐피거, 브룩스브라더스 등 유명 수입 브랜드를 유통 중인데 각각 매장이 300곳과 200곳이 넘고 중국 전역의 유명 백화점과 쇼핑몰에도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한섬 역시 중국 전역에 걸쳐 충분한 출점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고가 브랜드인 타임의 진출 또한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관측까지도 제시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지난 5월 중국 상하이 최대 쇼핑몰에 여성복 브랜드 '지컷(g-cut)'의 첫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 2011년 중국 시장에 먼저 진출했던 여성복 '보브' 이후 5년만의 진출이었다. 당초 지컷은 내년쯤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예정이었으나 한류 바람을 타고 보브가 좋은 성과를 내면서 진출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7곳인 지컷 매장을 연내 1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보브 매장도 현재 43개에서 연말까지 50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2020년까지 지컷과 보브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만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리뉴얼한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도 3년 안에 중국시장에 진출시킨다는 계획도 세웠다.
코오롱인더(120110)는 지난해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를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해 8월 중국의 패션그룹 하선과 현지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9월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소재 유명 백화점에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에도 매장 2곳을 오픈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슈콤마보니를 통해 중국에서 향후 5년 안에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패션그룹 형지도 최근 중국시장에 대한 야심을 보이고 있다. 형지의 여성복 샤트렌과 계열사에서 운영중인 브랜드 에스콰이아, 영에이지, 소노비 등의 중국 진출을 위해 지난 상반기 중국 최대 유통회사 화련신광과 사업 제휴를 맺었다.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와 와일드로버의 중국 진출을 위해 또 다른 현지 유통사인 롱웨이 테크놀로지와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형지에스콰이아에서 선보인 새 핸드백 브랜드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 역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디자인인 글램코어를 메인 콘셉트으로 잡았으며 내년 온라인 시장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정은 주얼리브랜드 디디에두보를 통해 중화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디에두보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제품을 협찬하며 전지현 주얼리로 중국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중국 본토에 진출하기 전에 홍콩에 먼저 매장을 열었는데 코즈웨이베이 중심가에 있는 쇼핑몰인 하이산 플레이스 매장은 개장 한 달 만에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에 본토 첫 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지컷'의 중국 상하이 쇼핑몰 황회광장 매장 사진.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