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K뷰티가 중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의 자연스러운 화장법과 한국산 유기농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국이 미국의 5대 화장품 수입국에 들어섰다.
4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미국 내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했다. 한국은 프랑스와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에 이어서 미국의 다섯번째 화장품 수입국이 됐다. 수입액 증가폭으로는 2위 중국(34.5%)을 크게 따돌리며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 수입액이 500만달러로 전년대비 60% 증가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기 배경에는 한국 화장품의 '건강한' 이미지가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유기농 재료 및 식재료를 사용한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인삼이나 달팽이 점액, 숯, 화산재 등 자연 원료를 이용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오는 2020년이면 미국 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66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며 K뷰티의 미국 내 입지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미 얼타와 세포라 등 미국 내 화장품 유통 체인은 한국 화장품 모시기에 앞장서고 있다. 두 곳 모두 온라인 사이트의 스킨케어 분야에서 K뷰티 섹션을 따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K뷰티 취급을 시작한 얼타는 현재 구달과 리더스코스메틱, 스킨푸드 등 11개 브랜드의 140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는 등 취급 품목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세포라도
아모레퍼시픽(090430)과 손앤박, 닥터자르트 등 12개 브랜드의 140여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스도 지난해 다양한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편집숍 피치앤릴리를 입점시켰다. 메이시스가 아시아의 중소 화장품 업체의 제품을 파는 편집숍을 입점시킨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최근 중소 규모 화장품 업체의 미국 진출도 활발하다. 각질제거 패드인 '거즈필링'으로 인기를 끈 네오젠은 지난달 세포라의 미국 내 오프라인 매장 330곳 전체에 입점했고, 투쿨포스쿨은 뉴욕 패션위크의 백스테이지 공식 파트너로 참가했다.
다만 앞으로도 K뷰티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향상과 좋은 재료를 통해 '한국 화장품=건강함'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해 이커머스에 편중된 유통 채널의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포라 홈페이지 내 K뷰티 섹션.(사진=세포라 홈페이지 캡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